6개월만에 생사 바뀐 STX조선, 채권단 왜 달라졌나

6개월만에 생사 바뀐 STX조선, 채권단 왜 달라졌나

김진형 기자
2016.05.25 15:36

수주 절벽에 자금 고갈 빨라져… "작년말부터 3400억 추가 투입 RG 6000억 회수"

STX조선해양 조선소
STX조선해양 조선소

"지난 2개월간 실시한 실사결과 STX조선해양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상회했다. 채권단 손실 최소화와 조선업 구조조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위해 자율협약을 유지키로 했다."

지난해 12월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채권단회의를 열어 밝힌 내용이다.

산은은 STX조선에 약 4500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대신 사업구조를 대폭 축소해 안을 채권단회의에 올렸고 통과됐다.

당시 채권단이 가장 고민했던 것은 '선수금환급보증(RG)'였다. RG는 발주처로부터 선수금을 받은 조선사가 배를 인도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기관이 보증을 서는 것이다. 조선사 RG는 건건이 조건이 다르지만 통상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절차가 시작되면 채무불이행 상태로 보고 발주처는 선수금환급을 요구(RG 콜)하게 된다. 특히 글로벌 경기가 악화돼 다 지은 배도 인수하기를 꺼리는 발주처가 많은 상황에선 RG 콜을 요구할 가능성은 더욱 높다.

지난해 채권단은 법정관리로 갈 경우 1조원 이상에 달하는 RG를 물어줘야 한다는 점 때문에 자율협약 유지를 결정했었다. 투입키로 한 4500억원도 2013년 자율협약 약정 당시 지원키로 한 자금 중 미집행된 돈이었다.

"주기로 했던 돈만 주고 지금 만들고 있는 배를 건조해서 인도하면 RG를 해소할 수 있다"는게 당시 산은의 설명이었다. 그게 더 채권단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 대신 채권단은 올해 하반기에 다시 한번 STX조선 상황을 점검하고 생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달 정부가 기업구조조정 방향을 발표하면서 밝힌 STX조선의 처리 방향이 '당초 계획대로 하반기 대외여건을 감안해 자율협약 유지 또는 법정관리 전환 여부를 결정'이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자율협약 유지를 결정한지 불과 6개월만에, 정부가 하반기에 결정하겠다고 밝힌지 한달만에 판단이 달라졌다. 산은은 25일 채권단회의를 열어 "STX조선은 외부기관 실사 결과, 5월말 부도 발생이 불가피해 법정관리로 전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장 6개월만에 법정관리로 갈 회사에 4500억원을 추가 투입한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과 정부는 지난해 말에도 올해 상황을 반영해 회생 여부를 재판단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올해 수주 절벽으로 인해 그 시기가 다소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산은은 "2017년까지 수주 선박의 건조 등에 필요한 부족자금이 7000억~1조2000억원에 달하고 신규 수주가 없고 급격하게 건조 물량이 감소할 경우 부족 자금 규모 확대는 물론 정상 건조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수주가 없으니 선수금이 들어오지 않고 선수금이 없으니 배를 건조할 운영자금이 없다는 의미다.

특히 자금을 추가 투입했지만 그 사이 채권단의 익스포저는 더 줄어들었기 때문에 추가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산은은 "지난해 말 이후 실제 투입된 자금은 3400억원이며 이를 통해 17척을 인도해 RG 6000억원을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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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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