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지원 '명칭사용료' 주면서 자본적정성도 맞출 것"

"농민 지원 '명칭사용료' 주면서 자본적정성도 맞출 것"

대담=권성희 금융부장, 정리=이학렬 기자, 사진=임성균
2016.10.28 04:47

[머투초대석]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연말까지 3000억원 흑자 낼 것"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명칭사용료에 대한 오해가 많다. 농촌과 농민을 지원하는데 사용하는 돈인데 모르는 사람은 ‘농협’이라는 배지를 쓰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쓰냐고 생각한다. ‘농업지원사업비’로 이름을 바꾸면 오해가 사라질 것이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내내 명칭사용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농민과 농촌 지원을 위한 필수적인 재원일 뿐만 아니라 농협금융의 설립 이유이기 때문에 명칭사용료를 줄일 생각은 없었다. 가능하면 많이 주고 싶은 게 김 회장과 농협금융 임직원들의 바람이다. 다만 올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낸 상황에서 연간 3000억원이 넘는 명칭사용료가 부담은 됐다.

김 회장을 더욱 당혹스럽게 한 것은 ‘이름 쓰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주냐’는 오해였다. 이름 때문에 생기는 오해를 풀기 위해 김 회장은 명칭사용료 명칭 변경을 정부와 농협중앙회에 건의했고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 김 회장은 “명칭사용료는 매년 계획에 따라 분기별로 납부하기 때문에 (적자가 났다고) 중간에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농협금융을 만든 것도 돈을 더 많이 벌어 농민과 농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올 상반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으로 2000억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으나 농민과 농촌에 더 많은 지원을 하기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그 결과 3분기에만 3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흑자전환했다. 빅배스(대규모 부실채권 정리)를 단행한 이후 충당금 부담도 확 줄었다. 김 회장이 취임 이후 꾸준히 시스템을 정비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 농협금융 본사에서 김 회장을 만나 그간의 경영성과에 대해 들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올 상반기 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3분기 누적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STX조선 등에 대한 충당금 부담 때문에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지난 9월까지 누적 98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 3분기에만 3000억원 가량을 벌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2700억~3000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은 연간 1조2000억원을 벌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충당금 쌓기 전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신한은행과 비슷하다. 올 상반기에 빅배스를 했기 때문에 수익개선은 더 빨라질 것이다.

-흑자전환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직원들이 열심히 했다. 임원들은 10%씩 임금을 깎았고 계열사별로 경비를 20% 줄이는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연말까지 점포도 50개 줄이고 ATM(자동화기기)도 300개 없앨 것이다. 부실을 줄이기 위해 현재 부실규모는 물론 향후 2년내 발생할 수 있는 부실규모도 모두 파악했다. 우량한 자산은 늘리고 관찰대상에 대한 여신은 줄인다는 방침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여신도 줄였다. 산업분석팀이 분석한 각 산업별 업황을 여신심사에 반영하고 있다. 예컨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속칭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음식업과 골프산업 영향을 분석해 음식업과 골프산업 여신을 축소하는 식이다. 철강·석유화학·정유 등을 분석해 철강·석유화학업종 여신은 줄이고 정유업종은 늘렸다. 조선·해운업종에서 부실이 커졌지만 앞으로는 그런 일 없을 것이다.

-취임 후 산업분석팀을 신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

▶농협금융이 설립된 지 4년이 지나면서 외형은 갖췄지만 시스템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산업분석팀을 만드는 등 여심심사 체제를 갖추는데 주력했다. 금융그룹 내 시너지 창출에도 정성을 쏟았다. 취임 이후 은행의 PE(사모투자) 부문을 증권사에 넘기고 CIB(기업투자금융) 사업을 확대했다. CIB를 통해 은행과 증권이 협업하면서 성과도 가시화됐다. 금호아시아나가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을 인수할 때 인수금융을 주선하면서 수수료를 많이 받았고 NH PE가 동양매직을 사고 팔면서 투자액의 2배를 수익으로 거뒀다. NH농협은행 등 농협금융 계열사가 공동으로 부동산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해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인수했고 내년초에는 비슷한 방식으로 인프라펀드도 만들 것이다. 서울 여의도에 건설되는 파크원은 NH투자증권이 금융 주선을 맡았는데 농협금융 계열사가 투자하면서 다른 투자자들도 쉽게 모을 수 있었다. 증권과 은행이 함께 있으면서 CIB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복합점포도 성적이 좋아 경기도 안양, 충남 천안, 전남 순천 등 3곳을 더 만들 것이다.

-여러 은행들이 돌아가며 현대중공업에 RG(선수금환급보증)를 발급해주기로 했는데 NH농협은행이 빠지면서 논란이 많았다.

▶현대중공업은 정상기업인 만큼 수출입은행과 주채권은행이 RG를 책임지면 된다고 본다. 자율협약 기업이면 채권 비율대로 은행들이 돌아가면서 RG를 발급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부실기업도 아닌데 채권비율대로 신규 여신을 진행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 농협금융이 조선업 여신을 힘들게 줄였는데 많이 줄였으니 다시 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 자본확충에 대한 우려가 많다. 농협금융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갖고 있는데.

▶앞으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는 계속 키울 것이다. 이를 위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데 다행히 우리는 최근 역마진 문제가 심각한 저축성 보험이 적어 필요한 자본 규모가 1000억원 미만으로 부담이 그리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저축성 보험을 줄여나가고 보장성 보험을 많이 팔 계획이다. GA(법인보험대리점)도 활용할 계획이다. 보험과 관련해 특히 중요한 것은 내년 3월1일로 끝나는 ‘농·축협 보험특례’를 연장하는 것이다. 특례가 연장되지 않으면 농·축협 점포들은 일반 은행처럼 점포 밖에서는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없고 보험 담당 직원도 2명 이내로 둬야 하는데 이는 농·축협의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이다. 농·축협은 소외지역에 위치해 있어 밖에 돌아다니며 보험상품을 팔아야 하고 직원을 2명 두기도 어렵다.

-농협금융의 모바일플랫폼 ‘올원뱅크’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원뱅크 출시 2개월만에 20만명이 가입했다. 김영란법 시행과 함께 ‘더치페이’ 기능이 호평을 받았다. 조만간 지방세를 납부할 수 있는 스마트고지서 서비스, 대학 등록금 납부 서비스 등을 추가할 것이다. 농식품을 살 수 있는 플랫폼도 올원뱅크에 넣으려고 한다. 농협금융은 핀테크에서 시중은행들을 앞서 가고 있다고 본다. 예컨대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을 통해 금융API(기반기술)을 공개한 것도 농협금융이 처음이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중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등 5개국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미얀마는 농업국가여서 농기계, 비료 등을 수출하고 금융을 제공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에는 NH투자증권이 진출해 있는데 은행이 함께 나가면 시너지가 날 것이다. 인도네시아 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시장에 나온 매물도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는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와 함께 농협은행을 만들려고 한다. 중국에서는 중국의 농협이라고 할 수 있는 공소그룹과 협조하고 있다. 공무원을 상대로 하는 인터넷 소액대출을 톈진과 베이징에서 시작하려 준비 중이고 내년에는 보험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은행권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증권사는 성과연봉제를 이미 도입했고 캐피탈도 올해 도입했다. 은행도 당연히 해야 한다. 다만 성과연봉제를 하려면 평가지표를 만들어 개인 평가를 제대로 해야 한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높아져 ROE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

-취임한 지 1년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심사, 감리, 조기경보시스템, 산업분석팀 신설 등 시스템을 정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다음달 조직개편에서는 핀테크와 글로벌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퇴직연금 시장도 중요해지고 있어 은행은 물론 자산운용사, 증권사에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 내년에는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실을 잘 다져놓아야 한다. 농협금융은 올해 내실을 다져놓은 만큼 내년을 기대해도 좋다. 농협금융 계열사는 물론 농협유통과도 시너지를 많이 낼 수 있어 잠재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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