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650조원으로 급증한 자영업자 대출 '위험수위'

[단독]650조원으로 급증한 자영업자 대출 '위험수위'

권화순 기자
2017.02.06 05:35

금융당국 이달말까지 자영업자 대출 미시분석… 한국은행 통계보다 190조 많아

자영업자 대출이 알려진 것보다 최대 190조원 더 많은 650조원(잠정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대출은 개인 사업자대출 외에 가계대출까지 뒤섞여 있어 그동안 정확한 통계를 내지 못했다. 금융당국이 처음 실시한 미시분석 결과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파악된 만큼 금리 상승기에 대비한 정교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최근 은행권과 나이스신용평가를 통해 자영업자 대출을 업종별, 유형별로 미시분석한 결과 총 규모가 지난해 9월말 기준 6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자영업자 대출은 그동안 많아야 500조원대로 추정돼 왔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지난해 9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을 460조원으로 조사해 발표했고 금감원은 지난해 금융회사 자료를 토대로 이보다 많은 520조원으로 집계했다. 금감원이 이번에 파악한 자영업자 대출 650조원은 지금까지 조사 결과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가계대출 잔액인 1300조원의 절반과 맞먹는다. 다만 이번 자영업자 대출에는 가계대출에도 포함되는 자영업자의 가계대출도 들어가 있다.

그간 자영업자 대출은 정의조차 불분명했다. 한은은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자영업자의 총대출을 자영업자 대출로 파악해 발표해왔다. 사업자대출을 받아야 자영업자로 분류돼 사업자대출뿐만 아니라 가계대출이 자영업자 대출로 계산되는 식이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9월 기준 460조원의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사업자대출이 300조원, 가계대출이 160조원이었다. 한은 통계의 허점은 사업자대출이 없는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은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금감원 미시분석에서는 처음으로 사업자대출을 받지 않은 자영업자라도 가계대출이 있으면 자영업자 대출에 포함했다. 아예 사업자대출을 받지 못하고 가계대출로 사업을 시작하는 자영업자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나이스신용평가를 통해 저축은행·카드사·상호금융 등 2금융권 대출 규모도 정밀하게 반영했다. 금융위원회는 금감원의 미시분석 결과를 토대로 신용정보원의 자영업자 관련 대출 통계까지 합쳐 추가 분석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경우 자영업자들이 받은 대출 규모는 더 불어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사업자금 용도의 사업대출과 생계자금 용도의 가계대출을 동시에 받는데 실제론 자금 사용처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며 "사업이 안되면 결국 가계대출 상환까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양쪽을 다 들여다보고 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올들어 가계부채 대책 중에서 특히 자영업자 대출에 집중하는 이유는 경기 부진과 금리 상승이 겹치면 자영업자 대출이 가장 먼저 부실화할 수 있어서다.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35%(은행 사업자대출 기준)로 아직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그간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자영업자의 2금융권 생계자금용 대출이 급속도로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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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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