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추가 지원]사채권자·대우조선 노사 동참하지 않으면 'P-플랜' 배수진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이 대우조선에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추가 투입하고 2조9100억원의 빚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총 5조8100억원 규모의 대대적인 지원을 추진한다. 단 이같은 계획은 시중은행·사채권자·대우조선 노사 등 모든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한 곳이라도 동참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에 준하는 P-플랜(Pre-Packaged Plan)에 돌입한다.
23일 채권단이 발표한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산은)·한국수출입은행(수은) 두 국책은행은 회사채 채권자들과 시중은행의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대우조선에 최대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한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액은 2015년 7월 '빅배스'로 대규모 분식회계가 노출된 뒤 그 해 10월에 결정된 4조2000억원에 이어 총 7조1000억원으로 늘어났다. 2015년 실사시 지난해 수주목표를 115억달러로 가정했으나 실제 수주가 15억4000만달러에 그쳐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이 불가피해졌다는 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채무재조정은 국책은행, 시중은행, 회사채 채권자가 동시에 추진한다. 산은과 수은이 무담보채권 1조6000억원 전액을 주식으로 전환한다. 또 시중은행은 무담보채권 7000억원 중 80%를 출자전환하고 20%를 5년간 만기연장한다. 회사채·CP(기업어음) 역시 1조5000억원 중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만기를 3년 뒤로 미룬다. 총 2조9100억원의 빚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RG(선수금환급보증)는 시중은행, 산은, 수은, 무역보험공사가 함께 분담한다. 서울보증보험과 방위산업진흥회는 각각 1조2500억원, 9000억원인 기존 발급잔액 내에서 방산보증을 제공한다.
대우조선 측의 추가적인 인건비 절감과 인력감축도 병행된다. 지난해 임원감축, 임금반납 등으로 총 인건비를 20% 절감한 데 이어 올해 중 임직원 임금반납과 무급휴직 등으로 인건비 25%를 추가 감축한다. 아울러 지난해말 1만명 수준인 직영인력을 2018년 상반기까지 9000명 이하로 추가 축소한다.
채권단은 이같은 계획이 예정대로 이행되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이 2732%에서 257%로 하락하고 내년까지 현 수주잔액 중 84척(76%)의 선박이 정상 인도돼 RG 13조5000억원 중 9조1000억원이 해소된다고 설명했다. 또 선박을 인도하면서 14조3000억원을 받아 유동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출도 지난해말 12조7000억원에서 7조원 수준으로 줄여 다운사이징한다. 인력을 9000명으로 줄이면 매출 7조원 수준에 적합한 수익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단, 이같은 계획은 시중은행과 사채권자들이 출자전환에 동의하고 대우조선 노조가 자구계획 이행에 동참해야 가능하다.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안이 부결되면 대우조선은 법원에 곧바로 법정관리의 일종인 P-플랜을 신청한다는 입장이다. 이해당사자가 자율적으로 고통분담을 하지 않을 경우 법적 강제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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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이 P-플랜을 신청하면 국내 기업 구조조정 사상 첫 사례다. P-플랜은 기존 법정관리와 달리 신규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법정관리 신청에 준하는 이벤트인 만큼 기존 계약파기 사유가 될 수 있어 '플랜A'에 비해서는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