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DSR 적용해도 주담대 한도 확 안 줄어든다

[MT리포트]DSR 적용해도 주담대 한도 확 안 줄어든다

한은정 기자, 변휘
2018.03.26 04:21

[대출 빙하긱 온다]<2>대부분 은행 담보대출 DSR 200%…'더 센' LTV·DTI 탓 대출한도 영향은 낮아

[편집자주] 대출 빙하기가 온다. 여러 차례 이뤄진 부동산 규제와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더해 26일부터 ‘대출규제 3종 세트’가 추가된다. 신용대출을 끌어들이거나 부동산 임대업자로 등록해 비싼 집을 사거나, 가계대출로 사업을 근근이 이어가는게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말이다. 새로운 대출규제가 바꿀 우리 삶을 짚어봤다.

은행권에 새로운 대출규제로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이 도입되지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크게 줄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DSR 기준을 여유롭게 정한 탓에 현재로선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기존 규제가 대출한도에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은 담보대출의 경우 DSR 200%, 신용대출은 DSR 150%를 기준으로 정했다. 연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연간 소득보다 담보대출은 2배, 신용대출은 1.5배가 되는 수준까지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권에선 DSR이 대출 한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담대는 20~30년 장기로 받는 경우가 많아 연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줄어 DSR 200%를 웃도는 사례는 흔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가계부채 대책으로 LTV·DTI 규제가 이미 강화된 것도 DSR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유다. 다만 모자란 주담대를 은행 신용대출로 메우기는 이전보다 까다로워지고 DSR이 100%가 넘으면 ‘고(高)DSR’로 관리 대상이 된다.

#1. 연봉 4000만원인 A씨는 주담대 5억원(만기 20년, 원리금균등 분할상환, 금리 연 3.4%), 신용대출 3000만원(1년, 일시상환식, 5%), 자동차할부대출 2000만원(3년, 원리금균등 분할상환, 4.5%) 등 총 5억5000만원의 대출이 있다. A씨는 큰 집으로 옮기기 위해 주담대를 3억원(20년, 원리금균등 분할상환, 3.5%) 더 받으려 한다.

현재 A씨가 한 해 빚을 갚는데 쓰는 돈은 주담대 3449만원, 신용대출 450만원, 자동차할부대출 714만원이다. 신용대출은 만기 1년이지만 대개 만기가 연장되는 만큼 만기를 10년으로 보고 이자는 실제부담액으로 계산한다. A씨가 한 해 갚아야 할 돈은 4613만원으로 DSR 115%다. 여기에 주담대 3억원을 더 받으면 연 2088만원을 더 갚아야 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6701만원, DSR은 168%로 올라가지만 DSR 기준으로 대출 거절 대상은 아니다.

#2. A씨의 신용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이 위의 사례보다 각각 2000만원씩 총 4000만원 더 많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연 원리금 상환액은 주담대 3440만원, 신용대출 750만원, 자동차대출 1428만원 등 총 5627만원으로 DSR은 141%다. 여기에 A씨가 주담대를 3억원 더 받으면 연간 갚아야 할 돈은 7715만원, DSR은 193%로 DSR 한도의 턱 밑까지 차지만 DSR 기준으로는 추가 주담대가 가능하다.

DSR 기준은 충족하지만 현실적으로 A씨가 은행에서 주담대를 3억원 더 받기는 불가능하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의 주담대는 LTV·DTI 상한이 모두 40%로 묶여 있다. A씨가 총 8억원 대출을 받아 큰 집을 산다면 LTV 40%를 적용할 때 집값이 20억원 이상이라는 얘기고 연봉이 4000만원인 A씨는 DTI 40%를 초과하게 된다. DSR 200%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LTV·DTI로 대출이 어려워진 셈이다.

#3. 연봉 3000만원인 B씨가 주담대 4억원(15년, 원금균등식 분할상환, 3.3%), 신용대출 3000만원(1년, 일시상환식, 5%), 자동차할부대출 2000만원(3년, 원리금균등 분할상환, 4.5%) 등의 대출이 있는데 3억원짜리 오피스텔을 사기 위해 대출을 신청한다고 하자. 은행에서는 A씨에게 LTV 50%, 금리를 연 3.5%, 만기 10년을 안내했다.

B씨는 현재 연간 갚는 돈이 주담대 3946만원, 신용대출 450만원, 자동차할부대출 714만원으로 총 5110만원이다. DSR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 A씨는 매매가의 50%인 1억5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DSR 200%를 적용하면 한도가 줄어든다.

오피스텔을 사기 위해 1억5000만원을 더 빌리면 연간 2025만원을 더 갚아야 해 기존 부채와 합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7135만원으로 늘어나 DSR이 238%가 되기 때문이다. DSR 200%를 충족하는 B씨의 대출 가능 금액은 6592만원(연간 원리금 상환액 약 890만원)으로 이 경우 DSR은 199%가 좀 넘어 간신히 200%를 밑돈다.

하지만 B씨의 주담대 만기가 15년이 아니라 20년이고 오피스텔 담보 대출 만기도 10년이 아니라 20년으로 늘릴 수 있다면 DSR 기준 대출한도를 늘릴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담보대출 상환기간이 짧거나 일부 특이한 경우 DSR이 200%를 넘어 대출 규모가 감소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DSR 때문에 대출한도가 주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6개월간 DSR을 시범 운영한 뒤 오는 10월부터는 직접 기준을 내놓을 예정이라 향후 DSR로 대출한도가 줄 가능성은 열려 있다. DSR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 거절 기준을 100%로 내리면 LTV·DTI 이상의 고강도 규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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