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산銀, 근로시간 단축 어려운 업무 탄력근무제 등 도입 검토…타은행 "산별협의 내용 봐가며 결정"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사흘앞으로 다가왔지만 은행권은 잠잠한 분위기다. 은행은 특례업종으로 내년 7월부터 시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의 은행이 올해 조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IBK기업은행과 BNK부산은행은 이미 이달부터 52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달들어 일부 본점 부서에서 시범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근무시간을 정확하게 지키고 있다. 여기에 지난주부터는 '시차출퇴근형 유연근무제'를 확대시행하고 있다. 기존에 직원들은 유연근무제를 통해 오전 7시30분~10시 사이에 시간을 정해 출근했지만 이제는 오전 7시~오후 1시 사이에 출근해 9시간(점심시간 1시간 포함) 근무하고 퇴근하면 된다.
기업은행은 이미 수 년전부터 오후 6시에 PC가 강제로 꺼지는 PC오프제를 시행해 퇴근시간은 지키도록 하고 있다. 사전에 부서장 승인을 받을 경우엔 시간외 근무가 가능한데 다음달부터는 주 12시간을 초과할 경우 아예 시간외 근무의 전산 등록이 되지 않는다. 또 기존에는 부서별, 지점별 경영평가에 퇴근시간을 맞추는지 평가했지만 이제는 시간외 근무시간을 지키는지 살펴본다.
부산은행은 이달부터 일률적으로 오후 6시 퇴근을 시행하며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공식적으로 도입했다. 부산은행도 근무시간 중 업무를 마치지 못하면 시간외 근무를 신청할 수 있지만 주 12시간을 넘지 않도록 전산 시스템으로 통제한다. 대신 업무 효율을 향상하기 위해 ‘집중근무제’를 도입해 오전 9시30분부터 11시30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오전과 오후 각각 2시간 동안은 자리를 뜨거나 휴대폰 통화나 흡연 등 사적인 일을 자제하고 회의도 피하도록 했다.
나머지 은행들은 최근 금융산업 사용자협의회와 금융산업 노동조합이 주 52시간 근무제 합의에 실패하면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단기간내에는 도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은행들은 영업점을 비롯해 본점 부서에서도 PC오프제나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어느 정도는 맞추고 있다. 하지만 홍보, 인사, 기획, 여신심사, 국제, 트레이딩, 전산 등 당장 출퇴근시간을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려운 부서에 대한 보완책을 둘러싸고 노사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조기도입하는 기업은행은 이같은 점을 감안해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도입을 검토중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3개월의 기간동안 주 평균 40시간 근무만 지키면 되고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한 달 동안 총 근로시간만 지키면 돼 하루 8시간 근무를 맞출 필요는 없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각 부서마다 일이 몰리는 기간과 시간대가 달라 융통성 있게 일을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 특수직군의 운영 방안과 관련해서도 은행장 운전기사를 2명 채용하는 등의 방안을 고심중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간한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북'에 따르면 감시를 하거나 대기시간이 긴 운전기사, 경비원 등은 노동청에 '감시·단속적 근로자' 승인을 받으면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실 근로시간이 대기시간의 반 이하로 8시간 이내, 수면·휴게시설 확보 등 몇 가지 요건을 갖추면 감시·단속 근로자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이같은 조건을 맞추는 일이 쉽지는 않다고 판단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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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도 김해공항과 국제여객터미널 등 영업시간이 긴 특수점포 및 부서, 직군에 대해 인력을 충원하거나 탄력근무제 및 교대근무제를 조만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은행들은 TF(태스크포스)를 꾸려 근로시간 단축 방안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실제 도입은 산별교섭 진행상황을 봐가며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노사협의 결렬 이후 주 52시간 도입과 관련해 회사 내에서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업종도 아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