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M&A '큰손' 기대됐던 우리은행, 자본비율이 발목 잡나

[단독]M&A '큰손' 기대됐던 우리은행, 자본비율이 발목 잡나

권화순 기자, 김진형 기자
2018.07.30 04:57

지주사 전환 시 BIS 총자본 비율 10%내외로 급락...타 지주사 대비 '역차별' 논란도

우리은행이 내년에 지주회사로 전환해도 최소 1년은 M&A(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전환시 자본비율이 국내 금융지주회사 중 최하위 수준으로 급락하기 때문이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0일 금융당국에 지주회사 전환 인가 신청서를 냈다. 우리은행은 내년 1월~2월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증권사, 보험사 등의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회사로 전환 시 M&A ‘실탄’이 7조원대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지주회사가 출범돼도 당분간 M&A 시장에서 큰 손 역할을 못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의 3월말 기준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총자본 비율은 15.09%이지만 지주회사 전환시 신설 지주회사의 총자본 비율이 10%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 중 총자본비율이 가장 낮은 카카오은행(10.96%) 수준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자본비율이 최악 수준으로 급락하는 이유는 신설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현행 감독규정상 ‘내부등급법’을 쓸 수 없는 탓이다. BIS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위험가중자산의 비중으로 계산하는데 위험가중자산은 보유자산에 위험가중치를 곱해서 나온다. 위험가중치가 높으면 BIS 비율이 떨어지는 구조다. 위험가중치는 금융회사 전체의 표준치인 ‘표준등급법’을 쓰느냐, 해당 은행의 자체적인 특성을 반영한 ‘내부등급법’을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경우 표준등급법을 쓰면 위험가중치가 35%인 반면 내부등급법을 쓰면 10~15% 수준으로 크게 낮아진다. 이 때문에 은행 대부분은 내부등급법을 쓰고 있고 금융지주회사도 JB금융지주를 빼고는 대부분 내부등급법을 사용 중이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려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승인 심사를 거쳐 1년여간 시범운영을 해야 한다. 우리은행이 내년초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해도 빨라야 이듬해 내부등급법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 KB, 하나은행 등이 지주사로 전환할때는 특례조항을 둬 은행이 내부등급법을 이미 쓰고 있으면 신설 지주회사가 표준등급법 적용을 받더라도 해당 자회사 자산에는 내부등급법을 적용토록 했다.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급격한 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는 한시 조치로 지금은 적용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원칙대로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은행에만 ‘역차별’ 논란이 일 수 있다. 특히 국내 대표 금융회사가 단지 계산 기준을 변경했단 이유로 자본비율이 4~5%포인트씩 떨어졌다 올라갔다 한다면 국내 금융사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기까지 하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에서 주담대를 팔았다고 치면 원칙적으로 똑같은 대출자산인데도 은행에선 위험도가 15%고 지주사는 35%로 적용해야 한다는 말인데 모순적이다”며 “우리은행도 다른 지주회사처럼 예외 적용을 해 줘야 역차별 논란이 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본비율이 급락하면 우리은행의 M&A 시장 ‘큰 손’ 역할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자본 확충을 위해 최근 코코본드, 해외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또 M&A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할 것은 아닌만큼 자본비율이 떨어진다고 해서 M&A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본비율이 10% 내외로 급락한다고 해도 우리은행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인가 심사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경우 총자본 8%, 기본자본 6%, 보통주자본 4.5% 이상(적기시정조치 기준)이면 인가받을 수 있고 지주회사는 특정 수치 없이 ‘자본적정성을 가져야한다’는 기준이 있는데 통상 총자본비율 8% 이상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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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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