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기금제 도입되면 협동조합 정신 살린 지역밀착사업 강화"

"목표기금제 도입되면 협동조합 정신 살린 지역밀착사업 강화"

주명호 기자
2018.11.08 05:58

[머투초대석]김윤식 신용협동조합 중앙회장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인터뷰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인터뷰

“신협이 예금자보호를 위해 쌓아두는 기금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기금 출연금을 깎아주는 목표기금제 도입이 숙원입니다. 목표기금제가 도입되면 지정기부제를 시행해 출연금 부담이 줄어든 만큼 일부를 공익사업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싶습니다.”

신협이 현재까지 예금자보호를 위해 모은 기금은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약 1조2400억원, 같은 기간 신협의 예금 규모 77조153억원의 1.6% 수준이다. 김윤식 신용협동조합(신협)중앙회 회장은 “예금자보호를 위한 기금 적립률이 2011년 0.84%에서 1.6%로 올라 상호금융 중에서도 높은 수준인데 이전과 똑같은 비율로 출연금을 쌓아 적립률이 계속 올라가는 구조”라며 “다른 상호금융인 농협과 새마을금고처럼 목표기금제를 도입해 출연금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목표기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이유는 출연금 부담을 줄여 협동조합으로서 신협 본연의 역할을 하고 싶어서다. 그는 “신협을 금융기관으로만 아는 분들이 많은데 신협의 근간을 이루는 정체성은 협동조합”이라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자녀 가구에 연 2.5% 저리로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처럼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도움 되는 사업을 많이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의 기본정신을 회복해 지역밀착형으로 서민을 지원하고 지역 특화 사업을 펼치겠다는 김 회장을 만나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춰 건전한 지역 공동체를 지향하는 신협의 목표와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목표기금제 도입의 필요성은 알겠지만 신협이 부실화하면 1조원이 넘는 예금자보호 기금도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농협과 새마을금고는 위기 때 정부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 같은 상호금융인 신협도 신협법에 정부에서 돈을 차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줘야 한다. 이미 민병두·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협의 정부 차입 근거와 목표기금제 도입을 반영한 신협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신협이 협동조합으로서 정부가 하기 어려운 각종 사회 기여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를 바란다.

-지정기부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목표기금제 도입으로 에금자보호 기금 출연금이 줄면 줄어든 돈의 일부를 지역에 기부해 특화사업을 벌이는 거다. 실험적으로 전주 한지마을을 활성화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내가 서예가라 한지에 애착이 많은데 30년 전만 해도 한지마을에 한지 제조공장이 300개나 됐지만 지금은 9개밖에 안 남았다. 한지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장사가 안 된다. 한지마을을 관광지로 만들고 한지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전주시와 협조해 추진할 생각이다.이외에 대구 팔공산 갓바위, 단양 죽세공품, 춘천 옥제품 등도 지역의 영세한 제조업자와 상인 분들을 신협이 제도적으로 도와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다.

-지역 특화 사업을 하려면 조직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역특화사업팀을 만들었다. 전주 한지마을에는 직원도 이미 파견했다. 다만 여러 지역에 한꺼번에 인원을 투입할 수는 없어 한지마을을 성공시킨 후 이 사례를 바탕으로 경험을 쌓아 점차 조직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은 한지마을 활성화를 담당하는 팀은 TF(태스크포스)지만 앞으로 지역특화사업부로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과 경영개선 MOU(양해각서)를 맺은지 10년이 됐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인터뷰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인터뷰

▷신협은 전 세계 109개국에 존재하는 국제적인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의 유엔(UN)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신협협의회도 있다. 각국 신협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세계신협협의회를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네팔과 한국만 안 된다. 네팔은 경제 여건이 열악해 회비를 내자 못해서고 한국은 정부와 MOU를 맺은 낙인 때문이다. MOU는 2024년 말까지 15년간인데 내년에 정부에서 빌린 돈을 모두 상환하고 조기 탈피하는 것이 목표다. 상환 자금도 충분하고 MOU를 맺으면서 요구받은 여러 가지 건전성 관련 기준도 거의 충족했다.

-2007년말 정부와 MOU를 맺은 원인은 뭔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정부에서 5000만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권장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라는 취지였다. 그런데 리스크가 커 은행은 안하고 신협이 나서게 됐다. 이게 부실이 생겨 지역 신협이 문을 닫는 등 부도 위기가 오자 금융당국이 무이자로 26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해 받아들인 거다.

-MOU 종료 협의는 언제부터 시작하나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이 되면 금융감독원이 MOU 종료를 위한 검사에 착수한다. 여기서 합격점이 나오더라도 정부가 2~3년 더 지켜보자고 결론 낼 수도 있다. 신협 바램은 내년에 MOU가 종료되는 거다. 그래야 지역 특화 사업 등 사회 기여 사업도 더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

-사회적 기업 지원에도 관심이 많다.

▷사회적 경제, 사회적 기업은 어두운 곳에 불을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협동조합인 신협이 가장 열심히 해야 할 일이다. 에를 들어 현재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자활센터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요즘 60세면 청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할 곳이 없다. 이런 분들에게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인력과 장소를 마련해주려 한다. 도배 전문가를 불러 도배기술을 가르치거나 구두 닦는 기술, 청소기술 등을 익혀 일할 수 잇도록 하는 것이다.

-상호금융에 부여하고 있는 1인당 예금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올해 말 일몰된다.

▷비과세 혜택을 마치 상호금융에 주는 특혜처럼 생각하고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비과세 혜택은 서민을 위한 제도다. 연 2.3% 금리일 때 3000만원을 예금해서 얻는 비과세 혜택이 연간 9만6600원 수준인데 이 세금 걷으려 서민들에게서 비과세 혜택을 뺏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비과세 혜택은 일몰 기한을 두지 않고 영구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한도도 예금자보호 기준에 맞춰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자녀 가구에 연 2.5% 주택담보대출을 내놓았다. 이 정도 금리면 신협으로선 전혀 마진이 안 남을 것 같다.

▷조달금리 그대로 대출해주는 거다. 마진은커녕 신협이 각종 수수료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수수료는 중앙회가 조합에 지원할 예정이다. 돈이 안 되지만 저출산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이런 사업이야말로 협동조합인 신협이 해야 할 일이다. 앞으로 목표기금제가 도입돼 출연금 부담이 줄면 저리 주택담보대출을 두 자녀 가구와 한자 녀 가구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효 어부바’ 통장이라는 신상품도 곧 출시한다. 도시에 사는 대학생 자녀가 신협과 거래하면 지방 고향에 계시는 고령 부모를 해당 지역 신협이 돌봐주는 상품이다. 부모에게 위치 파악이 되는 시계를 부모에게 주고 동선을 파악해 문제가 생길시 지역 조합이 바로 찾아가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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