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영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전임 은행장의 사퇴로 9개월째 수장 자리가 비어있지만 선임 절차는 시작도 못한채 난항을 겪고 있다.
은행장 직무대행마저 임기가 오는 26일로 끝나지만 DGB금융 이사회와 대구은행 이사회가 ‘은행장 추천권’과 ‘자격 요건’을 두고 주도권 싸움을 멈추지 않으면서 은행장 선임은 지연되고 있다. 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후보 검증, 주주총회 등 나머지 절차를 감안하면 은행장 선임은 내년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의 집안 싸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구은행은 경북고 출신과 박인규 전 회장 겸 행장이 나온 대구상고·영남대 출신이 양대 파벌을 형성하며 오랫동안 대치해왔다. 김태오 회장은 경북고, 연세대 출신으로 DGB금융의 사외이사 중 2명이 김 회장과 경북고 동문이고 대구은행 사외이사 중 1명은 대구상고, 3명은 영남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번 은행장 선임 지연이 ‘학연문제’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밖에도 대구은행은 지난해 직원 성추행 파문에 더해 전임 은행장의 채용비리 및 비자금 조성으로 인한 구속, 수성구청 펀드 투자 손실금 보전, 해임 임원들의 부당해고 반발 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지역사회 신뢰와 직원들의 사기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있다.
오랜기간 경영 불안정이 이어지며 대구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대비 7.8%, 전기대비 20% 감소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대행 시중은행은 물론 지난해보다 성장하고 있는 다른 지방은행과 비교해도 유일한 역성장이다.

한 대구은행 직원은 “회장·행장이 같았던 시절엔 의견 조율이 잘되고 의사결정도 쉬웠지만 회장·행장을 분리한 이후엔 오히려 지주와 은행이 모든 일에 있어 껄끄러워졌다”고 지배구조 개선 이전보다 못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은행은 지역 기반을 넘어서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흠집난 조직을 안정화하는 자정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