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대금 420억원, 열흘후 새마을금고 7곳서 270억원 대출 받아…금융당국 "LTV 초과 대출 책임 물어야"

강남 아파트를 통째로 사들인 사모펀드가 대출규제를 어겼다. LTV(담보인정비율)에 따른 대출한도보다 100억원 넘게 대출을 더 받았다. 그렇지만 금융당국이 제재할 근거는 없다. 기본적으로 대출규제가 행정지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출을 해 준 곳은 금융당국이 아니라 행정안전부의 감독을 받는 새마을금고다. 규제의 구멍을 파고 노린 사모펀드의 판단이 돋보였다.
21일 국토교통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371호부동산전문사모펀드는 서울 강남구 ‘삼성월드타워’를 420억원에 사들였다. 사모펀드는 새마을금고 7곳에서 약 270억원을 빌렸다. 근저당설정액 324억원을 역산한 수치다. 보통 금융회사는 대출금액의 120%를 근저당으로 잡는다.

6.17부동산대책으로 7월1일부터 법인의 주담대가 전면 금지됐지만 사모펀드는 6월말 삼성월드타워를 사들였다. 대출 막차를 탔다. 7월 이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과거의 규제를 받았다. 그렇다고 해도 대출금액은 LTV 규제를 넘어선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일반법인은 주택구입 목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부동산 매매업·임대업자는 9억원 이하의 주택은 LTV 40%, 9억원 초과는 LTV 20%를 적용받는다. 15억원 초과는 아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매매업·임대업을 하는 사모펀드도 부동산 매매업·임대업자에 적용되는 규제를 받도록 했다.
사모펀드가 사들인 46채의 아파트값은 6억7000만원에서 13억원이다. 대출한도는 각각 2억6800만원에서 4억4000만원이다. 이를 다 합치면 사모펀드가 받을 수 있는 주담대 한도는 159억8000만원으로 대출금액 270억원의 절반 정도다. 사모펀드가 다른 담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대출규제를 위반한 것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리모델링을 위한 자금을 대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주택 보유목적의 일반 담보대출이 아닌 총 사업비 약 800억원을 기준으로 개발을 전제로 한 시설자금대출을 받은 것”이라며 “일반적인 수준”이라고 했다. 새마을금고 역시 “사모펀드가 사들인 아파트를 리모델링한다고 해서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매매일 전후로 3개월 이내 대출은 모두 주택구입을 위한 자금으로 본다. 정부가 6.17 부동산대책으로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상관없이 모든 법인의 주담대를 금지한 이유도 운전자금으로 대출받아 집을 산 경우가 많아서다. 사모펀드의 삼성월드타워 매매등기일은 6월19일, 근저당설정일(대출일)은 6월29일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매등기일 이후 열흘 이내 대출은 주택구입에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주택구입용 대출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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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나 사모펀드를 제재할 수 업다는 점이다. 전체적인 대출규제는 금융위원회가 담당하지만 새마을금고의 감독책임은 행정안전부가 맡는다. 제재도 행안부의 몫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를 전수 조사하면서 대출규제 준수 여부도 확인하고 새마을금고에 대한 감독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모펀드도 업종에 따른 대출규제를 적용받는다”며 “7월1일 이후에는 주담대를 받을 수 없고 그 이전 계약에 대해서도 LTV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과도하게 대출을 받았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