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케이캐피탈에서 360억원을 대출받아 연명해온 메쉬코리아가 기존 투자자 주주인 현대자동차와 GS홈쇼핑, 네이버 등에 500억원 규모 증자를 호소했다. 메쉬코리아와 오케이캐피탈과의 대출만기(11월15일) 연장 협상 과정에선 법정관리(pre-packaged plan)까지 언급됐다. 메쉬코리아는 P플랜에 들어가면 최대주주 경영진 지분은 물론 기존 투자주주들의 지분도 전액 소각될 것이라 알리면서 일단 급한 불을 끄게 급전을 융통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 메쉬코리아는 창업주이자 지배주주인 유정범 이사회 의장 명의로 기존 투자주주들에게 마지막 증자를 호소하는 서면을 전달했다.
유 의장은 "메쉬코리아는 큰 위기에 봉착해 올해 2월 저와 김형설 부사장의 지분 21%를 담보로 오케이캐피탈을 통해 360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며 "11월15일로 다가온 대출 상환은 일시 연장됐으나 오케이캐피탈은 연장 이후 P플랜을 통한 법정관리 및 M&A(인수합병)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지난 7월부터 턴어라운드(Turnaround) TF를 가동해 자구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6월 기준 52억원에 달했던 월 캐쉬번(cash burning, 현금고갈)을 11월 기준 10억8000만원으로 줄이는데 성공했고, 내년 1월부터는 Positive cashflow(흑자전환)로 자생적인 운영을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의장은 "추진했던 다양한 신사업들을 이미 빠르게 정리했고, 100명 이상의 인원을 줄이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지속 진행 중"이라며 "현재 홍콩계 금융 자문사 얼라이언스캐피탈(Alliance Capital Partners)과 홍콩계 사모펀드 블러바드캐피탈(Boulevard Capital Partners)을 통한 6000만 달러(약 800억원)의 자금 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메쉬코리아는 지난 11일 블러바드캐피탈의 IPA(내부적 투자승인서)가 발행됐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3월부터 12개월 간 월간 500만 달러의 자금이 자신들에 집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의장은 "해당 금원을 통해 기존 대출에 대한 상환은 물론 2024년 IPO(기업공개) 도달까지 차질없이 준비할 수 있다"며 "이미 확보한 블러바드 이외에도 다양한 자금 유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더 나은 조건의 자금 유치에 성공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고 했다.
유 의장은 "오케이캐피탈은 현재 대출의 단기 전액 상환을 위해 대기업 계열사를 섭외해 P플랜 법정관리 돌입 후 M&A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며 "P플랜이 진행되면 기존 주식의 감자를 진행하는 등 주주분들의 손실이 불가피하기에 추가 자금조달이 이뤄지는 3월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과 주주분들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지원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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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원해주신 자금은 12월부터 발생하는 현금흐름과 블러바드 자금 유치를 통해 2023년 이내 전액 반환이 가능하다"며 "주주분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저와 저희 경영진을 다시 한번 믿어 주시면 2024년 성공적인 IPO 추진을 통해 그간 주주분들께서 주신 도움에 충실히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의장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메쉬코리아가 법정관리를 면하기 위해 필요한 원리금 대출 상환금은 약 500억원으로 평가된다.
오케이캐피탈은 지난 3개월 동안 유 의장 등 경영진과 채무조정 협의를 지속해왔지만 현 경영진이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아 자체적인 매각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정KPMG를 통해 이뤄진 경영권 지분 매각도 별소득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오케이캐피탈은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유 의장 등 기존 경영진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존 최대주주가 퇴진하면 회사를 더 성장시킬 후보는 충분하다는 의미다.
오케이캐피탈은 15일 대출만기 연장은 유 의장 등이 주장한 새 투자자금 유치가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조건부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홍콩계 자금의 출처나 투자조건, 거래종결력 등이 확실치 않아 유 의장 측 공언이 지켜지지 않으면 언제든 기한이익상실(EOD)을 통보해 법정관리 신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쉬코리아는 배달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체 1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주장하며 수천억원대 자금유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몸집을 불리는 사이 지난해 적자는 365억원으로 늘었고 누적결손금이 1100억원대를 넘어서면서 추가 투자유치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었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선 메쉬코리아 등이 무너질 경우 비슷한 아성을 쌓아온 컬리(마켓컬리)나 정육각, 당근마켓 등 기존 유니콘 기업도 어려움을 겪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