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 내 책임인지 몰랐어요" 안 통한다…책무구조도 도입

"금융사고, 내 책임인지 몰랐어요" 안 통한다…책무구조도 도입

김남이 기자
2023.06.22 15:25

금융위·금감원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 발표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책무구조도(responsibilities map)'를 도입한다. 금융회사의 주요 업무 최종책임자(임원)를 특정해 내부통제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위임할 수 없도록 하고, 사고 발생 시 책임을 지는 제도다.

22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책무구조도 도입이다. 임원별 내부통제 책무를 사전에 명확히 구분하고, 각 임원이 금융사고 방지 등 내부통제 의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제도다.

과거 금융사고 제재 과정에서 나왔던 '나는 몰랐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 '밑에 직원이 담당했다'는 식의 소명을 방지하기 위한 방식이다. 권한은 위임되더라도 책임은 위임되지 않는다는 원칙이 핵심이다. 영국,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에서 사용하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지배구조법상 임원(통상 C-레벨)이 대상이다. 대형은행의 경우 20~3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사회 의장이 아닌 사외이사는 제약된 정보접근성 등을 감안해 적용 대상에서 우선 제외된다.

책무구조도는 대표이사(CEO)가 마련해야 한다. 책무구조도상 CEO의 책무에 책무구조도 작성이 포함된다. CEO는 금융회사의 법령준수, 건전경영, 소비자보호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책무를 특정 직책을 가진 임원에게 배분해야 한다.

1명의 임원이 다수의 직책을 수행할 수는 있으나 회사 내 모든 주요 책무를 적용대상 임원에 대해 중복없이, 빈틈없이 배분해야 한다. 책무의 중복·공백·누락 등 작성 미흡과 거짓작성은 CEO가 책임을 진다. 책무구조도는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감독당국은 책무구조도상 임원에게 의무적으로 배분해야할 책무를 시행령에서 예시적으로 열거할 예정이다. 영국의 경우 △금융범죄 관련위험 대응을 위한 정책?절차 △내부감사업무 감독 및 독립성 보장 △내부고발 관련 회사의 정책?절차의 독립성, 자율성, 효과성 등을 지정책무로 운영 중이다.

작성된 책무구조도는 감독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제출 이후 담당임원 변경 등 생기면 감독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감독당국이 책무구조도를 승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임원에게는 소관 책무 범위 내에서 실제로 실행해야하는 내부통제 관리의무가 부과 된다"며 "책무구조도상 개별 임원은 소관 영역별로 구체적인 관리조치를 취하고, 이사회는 내부통제체계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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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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