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보험사들이 요양시설과 실버주택을 직접 운영하며 시니어케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기요양보험 재정 악화와 간병 인력 부족으로 돌봄 수요가 늘자 이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동시에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서울 강동·위례·서초·은평에 케어센터와 요양빌리지를 운영하고 종로 평창에는 실버주택을 공급했다. 신한라이프는 분당에 데이케어센터를 열었고, 삼성생명은 공익재단을 통해 용인 기흥의 '삼성노블카운티'를 운영한다. KDB생명은 고양에 데이케어센터를 개원했으며 하나생명은 2027년 요양원 개소를 준비 중이다.
보험사들은 돌봄 인프라 구축과 함께 치매 진단비, 장기요양 재가급여 지원금, 입원 간병인 사용 급여금 등 치매·간병 특화상품을 내놓고 있다. 사망보험금을 은퇴 후 생활자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역모기지 종신보험도 판매하며 시니어 리스크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장기요양이 필요하다고 판정받은 사람의 비율인 장기요양 인정 비율은 75~79세 11.96%, 80~84세 26.5%, 85세 이상은 45.43%에 달한다. 75세 이상 인구는 2040년 989만명, 2050년 1153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비해 공급은 크게 부족하다. 202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30년 미충족 요양 수요가 약 14만8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특히 서울 2만9458명, 경기 3만72명 등 수도권만 전체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심권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크다. 요양시설의 경우 입소자의 주거 안정성과 서비스 품질을 담보하는 조건 하에 토지·건물 임차를 허용하고 비급여 서비스 항목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실버주택은 일본의 '서비스제공형 고령자주택' 사례처럼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장기 요양기관으로 지정해 보험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한다면 민간기업의 시니어 주거 진출이 한층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자의 생활권 중심으로 양질의 요양시설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보험사들이 금융과 돌봄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규제 완화와 제도적 지원이 뒤따른다면 민간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