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이 하반기 중소기업대출을 11조원 넘게 대폭 확대했다. 정부가 은행에 가계대출 대신 생산적 금융을 주문한 결과로 분석된다. 경기침체기에 상대적으로 리스크(위험)가 높은 중소기업대출이 단기간 폭증하면서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일부 은행의 연체율은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75조8371억원이다. 전월 대비 4조749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지난 6월말(664조868억원)보다는 11조7503억원 증가한 규모다. 6월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1조8758억원으로 하반기 넉달 만에 상반기 전체보다 10조원 가까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늘었다.
중소기업대출이 대폭 확대된 가운데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주요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3분기 국민은행의 연체율은 전 분기 0.42%보다 0.12%포인트(P) 상승한 0.54%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국민은행보다 더 높은 0.56%를 기록했다. 모두 201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45%로 0.5%를 밑돌았다. 농협은행 연체율은 1분기 0.96%, 2분기 0.70%보다 내렸지만 5대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0.58%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가장 많은 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1.03%로 2010년 3분기 1.0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소기업 연체율이 뛰면서 기업은행의 모든 대출(가계대출 포함) 연체율은 1.00%로 올라섰다. 이는 2009년 1분기 1.02% 이후 최고치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생산적금융을 강조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나는 추세가 연체율 증가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중소기업 연체율 증가는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