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예금금리 동반상승에 대출규제까지…주담대 급등 이끌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대까지 오르면서 2020~2021년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은 '영끌족'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다 은행들이 대출 수요를 조정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 영향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3~6.43%로 상단이 6%대를 돌파했다. 지난 8월 말 3.66~5.505%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단이 0.9%포인트(P) 이상 상승한 것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지난 12일 기준으로 이미 최고 연 6%대를 돌파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변동형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3.99~7.75% 수준으로, 올해 2분기부터 상단이 7%대를 뛰어넘었다. 다만 케이뱅크 측은 범위를 넓게 정해놓은 것은 중저신용자의 취급 범위를 넓혀놓은 것으로, 실제 9월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3%대라고 해명했다. 실제 7%대 금리가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단 설명이다.
지난 2020~2021년 저금리 시기에 혼합형 상품으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최근 금리 재산정 시기를 맞으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은행권은 고정금리보다는 혼합형 상품을 중심으로 주담대를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5억원의 주담대를 2.50%(30년 만기·원리금균등상환)로 빌린 경우 올해 재산정받은 대출금리가 연 4.12% 수준(지난달 5대 은행 평균)으로 올랐다면 매달 내야하는 원리금은 197만원에서 242만원 가량으로 불어나게 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지난 5월부터 2.5%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주담대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한 때문이다. 시장금리 상승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은행이 실제 조달한 예금·채권 금리를 반영하는 코픽스도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05%P 오른 2.57%로 집계됐다.
예금금리 상승도 대출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 5대 은행은 최근 2~3개월간 주요 정기예금 금리를 0.2~0.3%P 인상하면서 연 3%대 상품을 선보였다. 증시 활황으로 유동성이 대거 증시로 빠지자 수신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이다. 예금금리가 상승하면 조달비용이 높아져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채권시장의 금리 급등도 주담대 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정형 주담대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5년물 무보증은행채(AAA) 금리는 한 달 새 0.4%P 가까이 뛰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제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 아닌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는다"며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 관련 발언 후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시장금리가 상승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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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도 금리 급등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은행들은 연말을 맞아 대출 수요가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등으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 대비 절반으로 축소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25일부터 연말까지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대한 영업점 대면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대출 모집인을 통한 올해 가계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하고 비대면 전세대출 신청을 제한한 데 이어 추가로 대출 제한에 나선 것이다.
국민·신한·농협은행도 올 연말까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가계대출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모든 영업점의 주담대 등 가계대출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채권, 예금금리가 동반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출금리 상승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