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순이익 첫 4조원 돌파…비은행 부문 순이익 전년보다 18%↓
보험사 인수로 포트폴리오 다양화 추진…예별손보 예비인수자로 선정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저조한 실적을 낸 비은행 분야의 본격적인 턴라운드에 나선다. 부실자산 증가로 충당금 부담이 커지면서 비은행 실적이 역성장했지만 이제 바닥을 다졌다는 자신감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례적으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직접 나와 비은행 부문의 정상화 의지를 표명했다.
1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그룹의 지난해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은 4조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3조3739억원)보다 7.1% 증가하며 연간 기준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문제는 이익의 대부분을 하나은행이 벌어들이고 비은행 계열사는 실적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은 작년 3조74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1.7% 이익을 늘렸지만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의 작년 연결 당기순이익은 517억원으로 전년보다 17.5% 줄었다.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의 당기순이익 비중도 15.7%에서 12.1%로 3.6%포인트(P) 떨어졌다. 2021년 당기순이익 1260억원을 거두며 그룹 내 비중이 32.9%를 차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하락세가 가파르다.
구체적으로 하나증권은 지난해 21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 전년보다 5.8% 역성장했다. 하나증권이 2023년부터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부문의 업황 악화로 충당금 규모가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주요 계열사인 하나카드도 전년보다 1.8% 감소한 217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보수적인 여신 운용 기조 속에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캐피탈과 자산신탁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의 직격탄을 맞았다. 2022년만 해도 약 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은행 다음으로 순이익이 컸던 캐피탈은 지난해 53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자산신탁은 전년 대비 57.9% 쪼그라든 248억원을 거뒀다.
이에 지난 29일 사법리스크를 씻어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이례적으로 컨퍼런스콜에 나서 '비은행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함 회장은 "비은행 부문은 그룹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25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국내외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면서 증권과 캐피탈을 중심으로 이익 개선세가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6월 말 기준 하나증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자기자본의 약 79%로 대형 증권사(61%) 평균을 웃돈다. 한신평은 최근 하나캐피탈을 두고 "비우호적인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때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내재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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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은 기존 계열사들의 자산 리밸런싱에 힘쓰는 한편 보험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날 예금보험공사는 예별손보의 예비인수자로 하나금융을 포함해 3개사를 선정했다.
남호식 하나금융 최고전략책임자는 "장기적인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 시장과 스터디를 하고 있다"라며 "비구속적인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그룹의 포트폴리오상 시너지, 경쟁력, 지속가능한 사업구조와 정합할 때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