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공화국 탈피" 한길만 판다…가계빚 다이어트 성공하려면

"부동산 투기공화국 탈피" 한길만 판다…가계빚 다이어트 성공하려면

김도엽 기자, 권화순 기자
2026.04.13 08:00

[MT리포트]금융, 부동산과 헤어질 결심 (下)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 해결의 열쇠는 결국 금융에 달렸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공식화 했다. 궁극적으로 LTV(담보인정비율) 제로(0)가 목표다. 다주택자에 이어 그간 건드리지 못했던 1주택자와 전세대출 규제도 처음으로 시작한다. 부동산과 금융, 이번에는 제대로 헤어질 수 있을까. 실현 과제를 짚어본다
'풀었다 조였다' 부동산 정책 더는 안한다..2030년까지 로드맵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그래픽=윤선정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그래픽=윤선정

정부가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80% 달성이라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한 것은 시장에 일관된 신호를 주겠다는 의도다.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의 가계부채 정책은 '냉온탕'을 오가며 정책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금융당국은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강조하며 더는 회귀하지 않은 것임을 강조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에 대한 개략적인 목표치를 최초로 공식 언급한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3월이다. 당시 금융위는 연간 업무계획을 통해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을 '5%대'로 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총량관리 구호는 불과 1년만인 2020년 코로나 19사태를 겪으며 자취를 감췄다. 금융위는 매년 내놓던 '연간 가계부채 관리 대책' 발표를 생략했다. 대출 총량 규제를 시행하면 당장 생계가 어려운 가계에 자금이 공급되지 못하는 부작용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 2020년에는 가계부채가 전년(4.2%)의 2배에 가까운 8%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부터는 아예 대출 규제를 풀기 시작했다. 2019년 12월부터 금지한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담대를 포함해 LTV(담보인정비율)를 50%로 완화했다. 이듬해에는 다주택자 주담대에 대한 LTV도 0%에서 30%로 완화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되풀이 됐다. 이명박 정부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방 아파트 미분양을 해결하기 위해 LTV를 60%에서 70%로 완화하고, 2010년에는 DTI 적용을 한시 해제 했다. 박근혜 정부인 2014년에는 LTV를 50%에서 70%로, DTI는 50%에서 60%로 완화했다. '빚내서 집 사라'는 기조가 본격 시작된 시점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의 엄격한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약 89% 수준인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30년까지 8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80%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20 국가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평균치는 약 60%로, 특히 미국(68%), 일본(61%), 유럽(51%) 등과 비교하면 대한민국은 주요국 대비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이다. BIS(국제결제은행)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어서면 중장기 경제성장과 민간소비를 제약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80%가 초과하면 국가의 성장이 저하된다고 분석했다.

가계부채 총량관리와 관련해서도 증가율 1.5%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5%대(2019년), 경상성장률(3.8%) 이내(2024년) 등 목표가 제시된 바는 있지만 특정한 숫자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30년까지 목표를 제시한 것은 더 이상 왔다갔다 하지 않고 쭉 가겠다는 의지로 이해하면 된다"라며 "총량관리 목표를 밝히냐 아니냐는 정책적인 의지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이기에 이전과 달리 정부 내에서 다른 목소리 없이 모든 부처가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관련 LTV DTI DSR 규제 변화/그래픽=이지혜
가계대출 관련 LTV DTI DSR 규제 변화/그래픽=이지혜
가계대출 관련 총량 규제/그래픽=이지혜
가계대출 관련 총량 규제/그래픽=이지혜

금융만 헤어질 결심하면 뭐하나…소득세 45%인데, 부동산 세금은?
이재명 대통령 지난 6일 국무회의 '부동산 불로소득' 관련 발언/그래픽=윤선정
이재명 대통령 지난 6일 국무회의 '부동산 불로소득' 관련 발언/그래픽=윤선정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며 금융과 부동산의 절연을 강조했지만, 시장의 근본적 안정을 위해서는 세제 개편과 공급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높은 소득세율에 비해 부동산 관련 세금이 낮다고 언급하면서 보유세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실효세율 정상화 필요성과 함께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투기공화국 탈피라는 국정 과제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라며 "부동산은 투자수단이 아니고 실거주 안 하면 오히려 부담되도록 세제를 정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나라 정상화의 핵심과제는 불로소득을 줄이는 것"이라며 "근로소득은 최대 50% 가까이 세금을 내는데, 남의 돈을 이용해서 세금도 안 내고 이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근로소득세는 지방소득세를 합쳐 최대 49.5%인데 반해, 부동산 부문에 과세가 비정상적으로 낮아 '불로소득'을 조장해온 관행이 부동산 투기를 유발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OECD 국가 30개국 중 20위권으로 낮은 편이다.

정부가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투기성 주택의 매물 유도'인만큼 대출 규제에 이어 세제 정비도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부동산 부문을 유리하게 만들었던 세제 인센티브가 그동안 있어왔다"라며 "부동산으로 갔던 자금을 생산적 부문으로 돌리기 위해서 극단적으로 조세 규제가 세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추가 규제를 예고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단 의견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비거주 1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라며 "올해 과세분까지 피할 수 있도록 여유기간을 두는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서울 가구 416만 중 80만이 비거주 1주택자로 매물이 아주 많다"라며 "실제 매물이 얼마나 나올 수 있을지, 매물로 나오게 유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공급 정책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함 랩장은 "현 정부가 민간임대사업자에 규제 강화 칼을 들었으니, 그 부분을 공공에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2~3기 신도시 때와 같이 민간참여사업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2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공급 확대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윤 전문위원은 "현재까지 정책은 수요를 컨트롤 하는 것이나 수요 조절은 한계가 분명하다"라며 "지난 몇 년간 시장 악화로 착수가 제대로 안 돼서 지금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국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추이/그래픽=윤선정
국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추이/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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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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