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약기금 미참여 금융사 17곳 중 15곳이 대부업권

새도약기금 미참여 금융사 17곳 중 15곳이 대부업권

이창섭 기자, 김미루 기자
2026.05.14 04:04

비협조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매입가율 최소20%는 돼야"
수익원 자체 축소 우려도 커

2026년 5월 새도약기금 협약 가입 현황/그래픽=김현정
2026년 5월 새도약기금 협약 가입 현황/그래픽=김현정

이재명 대통령이 "약탈적 금융"이라고 지적한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이하 상록수) 문제가 일단락됐지만 일부 장기연체차주의 추심위험은 여전히 있다. 특히 새도약기금 참여에 비협조적인 대부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상록수 이슈가 새도약기금 참여에 소극적인 대부업권을 향한 정부의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새도약기금 출범 이후 매각대상 채권을 보유하고도 채권매입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금융회사는 17곳에 달한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5000만원 이하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해 상환능력이 없는 차주의 채무를 소각하거나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정책프로그램이다. 캠코에 따르면 매각대상 채권을 보유한 금융회사 2753곳 중 2736곳이 협약에 가입했다.

현재 대부업권의 참여가 부진한 상황이다. 대부업 상위 30개 업체 중 새도약기금에 참여한 곳은 15곳에 불과하다. 대부업권의 새도약기금 매입대상 채권은 4조9000억원이다. 상위 30개 대부업체가 이 채권의 대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가입한 2곳은 대부업체도, 유동화회사(SPC)도 아닌 다른 업권 금융회사로 파악됐다. 이들이 보유한 채권규모와 차주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날 이 대통령이 20년 이상 추심을 이어온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를 비판하자 신한카드·하나은행 등 금융사들은 상록수가 보유한 자사 장기연체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민간 배드뱅크도 새도약기금에 채권을 넘기는 상황에서 대부업권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대부업권이 상록수 사태를 남 일처럼 느끼지 못하는 이유다.

대부업권이 새도약기금 참여에 비협조적인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새도약기금의 채권 매입가율은 평균 5% 수준이다. 대부업권은 매입가율이 20~25%는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부업권의 평균 채권 매입가율은 2022년 19.5%였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33.4%까지 올랐다.

다만 대부업체가 보유한 채권에는 이미 개인회생 절차에 들어가 변제계획이 잡힌 채권부터 매입가격이 1~2%대 수준이던 초장기 연체채권이 섞여 있어 실제 매입가율은 훨씬 낮을 수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상록수 문제가 제기됐을 때 우리 업권으로 불똥이 튈까 우려가 됐다"며 "정부의 경고성 언급으로 느꼈다. 이번 이슈를 기점으로 압박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남은 장기연체채권을 넘기면 추가 추심수익도 감소하고 앞으로 부실채권을 사들여 회수하는 수익원 자체가 줄어든다는 점도 협약참여를 꺼리는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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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미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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