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만 잡았다" 가계대출 '양적규제'→'질적규제' 바뀌나

"흙수저만 잡았다" 가계대출 '양적규제'→'질적규제' 바뀌나

권화순 기자
2026.07.1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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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대출 총량규제의 역풍]④

[편집자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셧다운' 위기다. KB국민은행은 주택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하는 극약처방까지 내렸다. 상반기에 가계대출이 급증해 하반기에는 대출 증가세를 눌러야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지킬 수 있어서다. 상반기 늘어난 가계대출의 대부분은 주택대출이 아니라 '빚투'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이었다. 한도가 이미 부여된 마통을 막지 못하자 은행들이 실수요 주택대출을 막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사실상 총량규제의 실패다. 가계부채를 '양적'으로만 관리하는 총량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
가계부채 관리 방식,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예시/그래픽=윤선정
가계부채 관리 방식,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예시/그래픽=윤선정

양적인 관리에 치중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식에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량규제에 따라 금융회사별로 연간 늘릴 수 있는 대출한도가 정해지면서 고소득·고신용자 위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가 유지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정작 대출이 꼭 필요한 실수요자나 청년들은 총량규제에 따라 올 하반기 대출을 받지 못하는 '대출절벽'이 우려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는 대부분 '양적' 관리에 치중한다. 지난 201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계대출 총량규제는 연간 금융회사가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의 규모를 미리 정하는 규제다. 올해는 신용대출 폭증으로 지난 15일 기준으로 이미 목표액을 초과해 하반기에는 만기도래한 대출 한도 만큼만 신규 대출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건전성 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담보인정비율(LTV) 역시 양적인 관리다. 빚을 갚을 능력과 주택가격에 따라 나갈수 있는 대출의 양을 결정한다.

양적인 관리 위주의 대출규제는 곳곳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총량규제를 맞추기 위해 은행들이 하반기에 대출 문턱을 높이면 결국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 공급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대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가격 경쟁'을 할 유인도 떨어진다. 주택대출 금리를 낮출 이유가 없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작고 신용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은 대출 한도가 남아 있는 2금융권으로 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난다. 일부는 사금융 이용으로 내몰릴 위험도 있다.

총량규제가 해마다 '리셋' 되는 것도 문제다. 수요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서 연말까지 대출 절벽을 유지한 은행들이 이듬해 총량규제 '리셋'에 따라 대출을 다시 늘리는 '조삼모사' 현상이 반복된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는 월별, 분기별, 반기별로 목표치를 설정해 촘촘하게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양적관리로 배제되는 실수요자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현재도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 등은 총량규제 대상은 아니다. 이와 별도로 청년층 등 실수요자에 대한 '양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양적' 규제를 넘어 '질적' 규제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우선은 주담대 취급 유인을 낮추기 위해 은행의 위험가중치(RWA)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신규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종전 15%에서 20%로 상향했으나 실질적인 자본 부담 요인으로는 작용하고 있지 않다. 기존 주담대에도 적용하거나 위험가중치를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거시건전성 부담금이라는 가격규제를 도입하자는 제언도 나왔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15일 부동산 토론회에서 "대출의 양을 줄이는 정책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며 "고가주택, 다주택자, 고액 대출자에게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차등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15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에 대해 2%의 부담금을 부여하면 대출액 6억원 기준 연간 1200만원의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고가주택에 대한 가수요를 막으면서 총량규제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계부채 관리 및 부동산 대책에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한은의 통화정책은 부동산 가격만을 고려할 수 없는 만큼 거시건전성 부담금을 통해 보조적으로 사실상의 금리 인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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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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