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담대 3억 제한' 확산 안될 듯..."결국 폭탄 돌리기" 불만

은행권, '주담대 3억 제한' 확산 안될 듯..."결국 폭탄 돌리기" 불만

박소연 기자
2026.07.1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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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자율조치/그래픽=김지영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자율조치/그래픽=김지영

KB국민은행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조치를 따르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한 조치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당국 내에서도 국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의 총량규제의 자율성과 권한을 놓고 논란이 불붙을 전망이다.

대출총량 지켜야만 하는 은행의 고육책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주요 은행 중 유일하게 당국이 정한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했다. 금융당국은 총량규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엔 그만큼 한도를 축소하는 패널티를 부과한다. KB국민은행 입장에선 2년 연속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어기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출 한도에 여유가 있었는데 다른 은행에서 먼저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 수요가 급격히 쏠려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늘었다"며 "한 번 증가세가 가팔라지면 손 쓸 수 없다는 작년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증가세를 선제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국민은행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의 주담대 한도마저 3억원으로 제한한 것을 놓고 비판하지만, 당국의 총량규제에도 생애 최초 등 실수요자의 경우를 예외로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를 따랐단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국민은행의 '3억 제한' 조치가 지나쳤다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 주택구입 시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다. 은행의 자율조치는 이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국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서 아예 대출규제 자체를 바꾼 것으로 부적절하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앞으로 각 은행이 자율조치를 시행할 예정인 경우 사전에 금융위와 공유해줄 것을 요청했다.

증시·집값에 대출 수요 급증, 금융회사만 닥달
5대은행 가계대출 잔액 추이/그래픽=최헌정
5대은행 가계대출 잔액 추이/그래픽=최헌정

문제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자율조치엔 한계가 명확하단 점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648조360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3907억원 늘었다.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대출관리를 해 오고 있지만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간 증가 목표(약 4조3400억원)의 80% 가까이를 이미 채웠다.

실제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 1분기에 지난해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으나 2분기 들어 증시 활황에 따른 '빚투' 수요가 폭발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1분기 낮은 금리에 2금융권으로 쏠렸던 주담대 수요마저 1금융권으로 돌아오면서 전체 가계대출 수요를 끌어올렸다.

가계대출이 지난 5월 9조원 이상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고 수시로 금융회사들을 소집해 대출관리를 주문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선 지금 같은 시장상황에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규제, 폭탄돌리기 되나

은행들은 대출모집인 접수 중단과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 등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 다만 국민은행과 같이 대출 한도 축소 조치는 최대한 검토하지 않는단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은 5대 은행이 어떤 조치를 내놓으면 다른 은행까지 확산되는 분위기였지만, 이번엔 정치권에서까지 이슈가 되면서 어떻게든 대출 한도 제한은 피하려는 분위기"라며 "국민은행이 한도를 줄였으니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 우려된다. 결국 폭탄돌리기"라고 했다. 우리은행은 국민은행 같은 개인별 대출 한도 축소는 아니지만 16일부터 지점별 가계대출 총량을 매월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축소하고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은행권에선 '가계대출 총량제'를 넘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당국은 올해부터 금융사에 월별·분기별 관리목표 설정을 통해 매년 반복된 연말 대출절벽 발생 우려를 완화하겠다고 밝혔고, 실제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자를 수시로 소환해 점검에 나섰다. 그러나 당국의 계획과 달리 올해 대출절벽이 더 빨라질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KB국민은행도 정부의 대출관리 강화 기조에 화답하려다가 논란의 한복판에 서게 됐는데 은행이 어떻게 하라는 건지 혼란스럽다"며 "결국 부동산 공급이 원활하게 돼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돼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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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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