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농협금융지주가 NH투자증권에 잇달아 자금을 투입하며 비은행 부문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은행에 집중됐던 그룹의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생산적금융 확대 과정에서 자본시장 계열사의 역할이 커진 데 따른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NH투자증권 보통주 590만5512주를 장내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6일 종가 2만5400원을 기준으로 약 1500억원 규모다. 매입은 내년 3월31일까지 진행된다.
예정대로 주식을 모두 사들이면 농협금융의 NH투자증권 지분율은 현재 63.26%에서 약 64.9%로 1.6%포인트 높아진다. 농협금융은 이번 매입 목적을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확대는 농협금융이 올해 들어 NH투자증권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뒤 이어진 조치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농협금융은 지난 6월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자금 가운데 4000억원을 NH투자증권에 투입했다. 농협은행에는 5000억원, 농협캐피탈에는 1000억원을 각각 배분했다.
농협금융이 NH투자증권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은행에 편중된 그룹 사업·수익 포트폴리오를 비은행으로 넓히려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농협금융은 다른 주요 금융지주와 비교해 농협은행에 대한 이익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이어왔다.
2024년 농협금융의 순이익은 2조4537억원으로 이 가운데 농협은행이 1조8070억원을 벌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 순이익은 6867억원으로 농협은행의 38%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부터 양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2025년 농협은행 순이익은 1조8140억원으로 전년보다 0.4%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NH투자증권은 1조316억원으로 50.2% 증가하며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는 은행 의존도가 빠르게 줄고 있다. 상반기 농협은행 순이익은 1조16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한 반면 NH투자증권은 9652억원으로 107.5% 급증했다. NH투자증권 순이익이 농협은행의 83% 수준까지 올라온 셈이다. 농협금융도 NH투자증권의 성장에 힘입어 상반기 1조7791억원의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39.7%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5%P 상승했다.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 가운데서도 KB(4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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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이 직접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끌고 있는 생산적금융도 NH투자증권의 전략적 중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농협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생산적금융 93조원과 포용금융 15조원 등 총 108조원을 공급하는 'NH상생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기업과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투자·주선하면 농협은행과 보험 등 계열사가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에 약 12조원의 생산적금융을 공급해 연간 목표의 70% 이상을 달성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 캐피탈까지 포트폴리오를 골고루 갖춘 국내 금융그룹이다"라며 "잠재력으로는 5대 금융그룹 중에 가장 뛰어나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가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