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中企 대통령'을 보는 확 바뀐 시선

[기자수첩]'中企 대통령'을 보는 확 바뀐 시선

김도윤 기자
2013.10.18 06:30

'중소기업 대통령'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산업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고 말한다. 소리는 요란했지만, 피부에 와닿은 변화는 전혀 없고,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보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먼저 방문했다. 또 중소기업들의 ‘손톱 및 가시’를 뽑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중소기업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8개월여만에 당시의 환호성은 사라졌다.

왜일까.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말하는 대표적인 이유들은 이렇다. 우선 올들어 세무조사를 받는 중소기업들이 증가했다. 올해초 중소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부담을 줄이겠다던 국세청장의 말이 무색할 정도다. 정부가 복지예산 등으로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중소기업까지 세무조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인식이 중소기업계 전반에 퍼져있는 실정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국세청 직원 5~6명이 세 달간 세무조사 명목으로 회사를 들쑤시고 다니며 아주 세세한 실수까지도 잡아내려고 했다"며 "요구하는 자료가 너무 많아 회사 운영이 마비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도 빼놓을 수 없다. 당초 목적은 대기업들의 부당한 일감몰아주기를 막겠다는 것이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애꿋은 중견중소기업만 대상이 됐다. 증여세 자신 신고자중 98.5%가 중견중소기업 주주였던 것이다.

물론 중견중소기업이라도 부당한 일감몰아주기는 막아야한다. 하지만 중견중소기업들의 경우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수직계열화에 나서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소기업인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당정이 합의한 근로시간 단축 방안 역시 중소기업 입장에선 탐탁치 않다. 특근수당 증가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 중소기업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을 경영하기 편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약속과 실제 현장간 엇박자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힘들어서 중소기업 경영 못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중소기업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세심하게 정책을 짜고, 집행하면 된다. 중소기업들의 실망을 다시 기대로 돌릴 수 있는 것은 약속이 아니라 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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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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