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실리콘밸리 무용론? 그래도 가야 하는 이유

[기고]실리콘밸리 무용론? 그래도 가야 하는 이유

홍상민 넥스트랜스 대표
2013.11.15 05:00

[K-Tech 스타트업]

/ (사진제공= 홍상민 대표)
/ (사진제공= 홍상민 대표)

모든 것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축적되어야 한다. 'critical mass'나 『Outlier』라는 책에 나오는 '1만 시간의 법칙'도 이러한 의미를 내포한다.

수십년전 대한민국 전자업체들이 일본에서 전자제품을 가지고 와 분해한 후 그대로 조립했는데 켜지지 않았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TV, 스마트폰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대한민국 제품이 Top 수준이다. 하늘과 같았던 일본 전자회사들은 시가총액을 다 합쳐도 삼성전자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믿겨지는가? 어떻게 이 모든것이 가능했는가? 끊임없는 노력과 시행착오 그리고 방법을 찾기 위해 무수히 문을 두드린 결과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진정한 실패는 포기하는 것이다. 원하던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은 실패가 아니라 단지 잘못된 방법을 선택한 것일 뿐이다. 우리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너무나 쉽게 부정적이 되며 실패로 단정하곤 한다.

최근 혁신의 진원지라고 불리는 실리콘밸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정부에서 민간에 이르기까지 실리콘밸리 진출에 대한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성공사례의 부재와 다양한 제약조건으로 인해 '실리콘밸리 무용론'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분분하다.

그러나 성공사례가 부재하다는 이유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의 하나인 실리콘밸리를 외면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 진출에 대한 노력은 2000년대에 들어와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1980년말 금성, 삼성, 대우전자, 현대전자, 삼보컴퓨터 등이 실리콘밸리에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노력을 시작으로 지난 30여년간 꾸준한 노력이 있어왔다.

또한 1997년에는 머드게임으로 500만명의 회원을 모은 마리텔리콤, 인터넷 전화로 6천만 달러 투자를 유치한 다이얼패드가, 10년 후인 2006년에는 싸이월드와 NHN이 각각 산호세와 마운틴 뷰에 진출하며 문을 두드렸다. 뿐만 아니라 이민이나 유학을 간 몇몇 사람들에 의해 MySimon.com, 유리시스템스 등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기업들이 창업후 상장 및 매각됐다.

최근에는 스탠포드, 하버드 대 출신 유학생 부부가 창업한 viki.com이 $2억 상당 규모에 M&A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VC)들중에서 한국 펀드를 결성하여 한국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물론 '실리콘밸리=성공'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는지, 실리콘밸리에 있어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실리콘밸리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하고 그곳의 좋은 자원들을 활용해야한다. 대한민국이 인터넷, 소프트웨어, 모바일, 바이오 등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방법을 찾아내고 축적하기 위해선 실리콘밸리가 필요하다.

10시간이 넘는 거리상의 제약, 시차, 언어의 장벽, 제도적 차이, 시장 규모 차이에 따른 투자자의 인식차이, 방대한 시장을 향한 높은 마케팅 비용, 감당하기 힘든 인건비와 우수한 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등, 해결해야하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이러한 장벽을 뛰어 넘는 것이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요즘 젊은 창업팀을 보면서 능통한 영어실력, 해외문화에 대한 빠른 적응, 효율적 마케팅 방법의 고안, 현지 경험을 쌓은 지인 네트워크를 통한 인력 확보, 대한민국의 위상과 인지도 변화 등 지난 수십년간 해결되지 못했던 근본적인 문제들이 하나둘씩 해결돼 가는 모습을 발견한다.

연간 수십조원이 투자되면서 혁신을 위한 인재들을 끌어들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이템을 쏟아내는 실리콘밸리를 유일한 시장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거쳐 가야할 중요한 거점으로 인식하고 critical mass에 도달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내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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