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NS쏘울 사기대출 피해업체, 손실 줄이려 안간힘

"뭐? NS쏘울 전 대표가 홍콩으로 튀었다고?"
최근 인터뷰 때문에 만난 국내 한 핸드폰 악세서리 제조업체 A사 대표는 KT ENS 사기대출 사건으로 피해를 입게 됐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가 이 사건을 안 것은 지난주 금요일 한 지인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은 때였다. 그 지인은 A사가 꽤 오랫동안 제품 유통을 위탁해왔던 대형 유통사인 NS쏘울의 전 모대표가 돈을 들고 홍콩으로 날랐다는 뜻밖의 소식을 전했다.
전화통화 내용에 아연실색한 그가 인터넷을 검색하자 관련 기사가 우르르 쏟아졌다. 전 모대표가 KT 자회사인 KT ENS의 부장급 직원과 짜고 수천억원대 사기대출 행각을 벌였다는 게 골자였다.
함께 공모한 나머지 사기대출 관련회사들은 그에게 수차례 이메일을 보내 협회 가입을 종용한 바 있는 한국스마트산업협회 소속 업체들이었다. NS쏘울도 협회 소속이었다.
충격적인 소식에 머릿속이 하얘진 것도 잠시 최근 NS쏘울에 위탁을 맡겨놨던 제품들이 떠오르자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NS쏘울에 위탁을 맡겨놨던 A사 제품들이 문제였다.
부채를 진 NS쏘울에 가압류가 들어갈 경우 자칫 A사 제품들이 NS쏘울 재산에 딸려 들어가면 회수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었다. 후에 사실관계를 증명하면 제품을 되돌려 받을 수야 있겠지만 트렌드가 생명인 제품 특성상 오랫동안 발이 묶이면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했다.
애만 태우던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 날이 밝자 그는 직원들과 인천에 위치한 NS쏘울 물류센터로 향했다. 더군다나 검찰이 그날 오전 NS쏘울 본사와 인천 물류센터를 압수수색 한다는 뉴스가 갑작스레 나오면서 그와 A사 직원들의 초조함이 더해졌다.
'만약 물류센터까지 압수수색이 진행되면 출입이 통제되고 제품 회수는 어려지는데...' A사 대표는 속이 탔다. 그러나 다행히도 물류센터 도착해 보니 압수수색은 본사에 국한되어 그는 무사히 A사 제품 몇 박스를 회수할 수 있었다.
흡사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회수 작업을 마치고 나오자 속속 다른 업체들도 도착해 자사 제품 회수를 위해 급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이미 회수를 끝내고 돌아간 업체도 몇몇 된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
그러나 A사가 수거 제품에서는 약 10일치의 물량이 비어있었다. NS쏘울 측에서 대리점에 이미 판매한 모양이었다. 대표가 회사에 빚만 안기고 해외로 도피해버린 NS쏘울로부터 10일치의 공급가액을 받기란 어려울 듯 싶었다. 결국 KT ENS 사기대출 사건으로 애꿎은 A사가 수천만원 가량의 피해를 보게 될 처지에 놓였다. 그는 울분이 차올랐지만 그나마 발빠르게 움직여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는 데 위안을 삼았다.
독자들의 PICK!
이후 A사와 같은 처지의 여러 피해업체들로부터 소식이 들려왔고 다들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은 기분이라고 성토했다고 한다. 특히 국내 최대 핸드폰 악세서리 유통업체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되면서 한동안 유통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A사를 비롯한 업체들의 또다른 공통된 고민이다. 제품 일부 회수로 안도의 숨을 돌린 것도 잠시, 이제 그들은 구멍 뚫린 유통망을 복구하기 위해 다시 뛰어다녀야 한다.
"지금 당장은 NS쏘울로부터 우리 제품을 납품받던 매장들로부터 연락 오기를 조심스레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쪽도 갑자기 유통망이 사라졌을테니까요." 기자에게 건네는 희망적인 말에서 스스로를 다독이려는 그의 모습이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