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유아용품업체, '박람회' 딜레마에 빠졌다

[현장클릭]유아용품업체, '박람회' 딜레마에 빠졌다

김성호 기자
2015.03.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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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용품업체 A사는 이달초 부산과 인천 송도에서 같은 기간에 진행된 유아박람회(이하 베이비페어)에 모두 참가했다. A사는 직원들을 2개 그룹으로 나눠 두 박람회에 참가하다보니 이 기간동안 다른 업무에는 신경조차 쓸 수 없었다. A사 관계자는 "참가를 하지 않으면 경쟁사에 밀릴 수 있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참가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유아동용품업계가 주요 제품 홍보 및 판매처인 베이비페어 딜레마에 빠졌다. 업체 입장에선 관람객이 많은 베이비페어를 선별해 참가하고 싶지만 자칫 한번이라도 참가하지 않을 경우,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릴 것이 우려돼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부분의 베이비페어에 참가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는 베이비페어는 무려 60여개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2월 설립된 한국유아용품협의회가 '무분별한 박람회를 지양할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이 역시 공염불에 그치는 모습이다. 비록 협의회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협의회 회장사를 비롯해 회원사 대부분이 연초부터 각종 베이비페어에 꼬박 꼬박 참가하고 있어서다.

외부에선 업체들이 베이비페어 참가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부스 비용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업체들은 토로한다. 유모차 등 고가의 발육기 제품은 매출이 짭짤하지만 저가의 생활 용품은 많이 팔아도 이런 저런 비용을 제외하면 남는 게 없다는 설명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매출 규모가 큰 기업들은 부스 비용 외에 별도의 마케팅비용까지 투자해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영세업체들은 일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참석하는 경우가 많아 돈을 벌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베이비페어 정화작업이 업체 뿐 아니라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업체 입장에선 출혈경쟁에 따른 피해가 적지 않고, 소비자들은 부스 채우기에 급급한 일부 기획사들이 참가 업체에 대한 심사를 소홀히 해 자칫 불량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협의회 뿐 아니라 대부분의 업체들이 무분별한 베이비페어가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주요 제품 판매처이다보니 어느 업체도 먼저 나서 이를 지적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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