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IoT 스타트업 '엔씽'…KDB산업은행 20억원 투자 유치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가장 큰 난관은 자금이다. 기술 개발부터 시제품 제작, 제품 양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금이 하드웨어 스타트업 성공의 전부는 아니다. 농업 IoT(사물인터넷) 스타트업 엔씽(n.thing)은 엔씽은 단순히 자금이 아닌 파트너십을 이끌어낼 수 있는 투자를 유치해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난관을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경우 기술·제조 역량·자금 3가지를 모두 갖춰야 한다. 엔씽은 △IoT 기술을 이용해 식물의 생장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기술(제품 플랜티) △총 23억7000만원의 투자 유치 △35년 제조 경험을 가진 IT 부품 제조업체 인탑스(Intops)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제조 역량 강화 등을 갖췄다. 이는 모두 전략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덕분이다.
엔씽이 자금 규모가 아닌 파트너십이 동반된 투자의 중요성을 깨달은 건 창업 초기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을 때였다. 투자사는 미국 법인 설립을 조건으로 내세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기회를 놓쳐버린 것. 김혜연 엔씽 대표는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김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는 강연을 듣고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 기관) 스파크랩(4기)에 지원했다. 스파크랩 투자금은 초기 엔젤투자금액 정도지만 더 큰 것을 얻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기술만 있을 뿐 회사라는 형태가 전혀 잡혀 있지 않았던 상태였다"며 "스파크랩을 통해 회사의 비전이나 비즈니스 모델 등을 갖춰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장은 머스크 엔젤투자로부터 3억5000만원(매칭 포함)의 자금 유치로 이어졌다.
인탑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일도 마찬가지다. 국내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제조업체를 찾는 일이 관건인데 쉽지가 않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의 경우 주문 물량이 월 1000~2000개 정도로 적다 보니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남는 게 없어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제조업체도 알아보지만 신뢰문제가 걸린다.
엔씽은 인탑스가 운영하는 제조 기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페이퍼 프로그램'(Paper Program)에 지원했다가 양산 지원, 투자까지 이어지게 된 경우다. 김 대표는 "다른 서비스와 달리 제품은 한 번 판매되면 수정이 어려워 완벽성을 갖춰야 하는데 이게 바로 제조 역량"이라며 "인탑스와의 협업으로 질 높은 제품을 양산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생산기술·안정적인 생산 등에서 도움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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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엔씽은 인탑스에서 자사 제품 플랜티를 양산하고 있다. 내년 3월 첫 양산 제품이 출시된다.
기회의 시장인 중국 진출은 중국계 액셀러레이터 트라이벨루가를 통해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인탑스와 트라이벨루가 모두 투자규모는 시드(종잣돈) 정도다.
자금 규모 보다는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파트너 찾기에 집중하니 더 큰 기회가 찾아왔다.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 본격적인 제품 양산 단계에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제는 투자규모 보다는 투자를 누구에게 받았는지가 더 중요해진 것 같다"며 "자금뿐 아니라 스타트업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자자를 찾는 것이 현명한 투자유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