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아메리칸 드림?' 이민 실패에 원금 날릴 수도

[MT리포트]'아메리칸 드림?' 이민 실패에 원금 날릴 수도

김건우 기자
2018.07.30 19:41

[때아닌 美 투자이민 열풍]②"개발사 재무상태, 고용창출 능력 등 면밀히 따져야"

[편집자주] ‘아메리카 드림’. 최근 미국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 사이에서 때아닌 ‘투자이민’ 바람이 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이민 정책을 펼치면서 취업이민 등 다른 이민 루트가 점점 좁아지고 있어서다. 25년간 유지된 투자이민 최소 투자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투자이민의 실태와 유의점 등을 짚어봤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인사회에서는 부에나파크의 대형 쇼핑몰 ‘더 소스’의 압류 소식이 화제가 됐다. 이 쇼핑몰은 2011년 현지 부동산개발사가 중국인 투자이민 신청자 340여명으로부터 1억70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해 지은 건물이다. 국내 극장체인 CJ CGV가 입점을 했고, 대형 연예기획사가 투자하기도 했다.

하지만 완공 이후 대형 소매체인이 입점을 포기하고 상가 임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말 투자이민 자금상환 시기가 도래했지만 이를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것. 중국인 투자이민 신청자들은 해당 프로젝트 투자로 영주권을 받는 데는 성공했지만 원금 회수는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내 이민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미국 투자이민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는 그 특성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더 소스’는 여러 사례 중 하나로 최악의 경우 원금 손실은 물론 이민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이민은 장기투자, 원금회수까지 7년 걸려=미국 투자이민(EB-5)은 고용창출을 위한 이민제도다. 고용촉진구역(TEA)은 50만 달러, 그 외 지역에는 100만 달러를 투자하고 고용을 창출하면 영주권을 받는 구조다. 본래 TEA는 인구 2만명 이하의 농촌 지역이나 평균 실업률 150% 이상인 지역을 칭하지만, 현지 부동산개발사들이 법률을 교묘히 이용해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 프로젝트 개발에도 관련 제도를 활용한다.

통상 미국 투자이민은 최종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약 7년이 걸린다. 우선 신청자가 프로젝트를 선정한 뒤 투자금을 송금하고 미국 이민국(USCIS)에 이민청원서(i-526)를 제출하면 승인까지 약 18~24개월이 소요된다. 이민국은 투자금의 투명성을 심사한 뒤 조건부 영주권을 발급한다. 조건부 영주권을 받은 후 해당 프로젝트에서 2년간 10명 이상의 고용창출이 이뤄지면 영주권 조건 해지(i-829)를 접수할 수 있다. 투자금은 조건부 영주권 발급 후 5년 뒤에 회수가 가능하다.

문제는 ‘더 소스’와 같이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투자금을 손해 볼 수 있고, 만약 2년 동안 고용창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영주권도 못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전에 원금 회수 등 조건들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 책임은 개인 몫...사업성 꼼꼼히 따져야=미국 투자이민은 직접투자도 가능하지만 현지 SOC(사회간접자본)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간접투자하는 게 보통이다. 개인이 적당한 투자대상을 찾기 힘들 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등 영주권 발급 조건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투자는 주로 부동산개발사에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지분 투자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현재는 대출을 해주고 이자수익을 취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실제 투자이민 신청자 모집과 프로젝트 투자는 미국 이민국에서 승인한 리저널센터(Regional Center)를 통해 진행된다. 리저널센터가 국내 이민 컨설팅 업체를 통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투자이민 신청자와 투자금을 모집하는 식이다.

하지만 리저널센터가 프로젝트의 안전성이나 투자원금 회수를 보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투자이민과 원금회수를 위해선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위험성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국민이주 관계자는 “프로젝트의 명칭이나 규모, 화려한 브로슈어만 보고 묻지마식으로 투자를 결정하면 안 된다”며 “컨설턴트나 변호사 등 제3자의 객관적인 평가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용창출 없으면 영주권 박탈될 수도 =전문가들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검토할 때 우선 부동산개발사의 이력과 재무구조 안전성부터 확인할 것을 충고한다. 프로젝트 사업성이 좋아도 부동산개발사가 부실하면 자칫 공사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프로젝트 공사비에서 EB-5 투자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도 체크포인트다. 업계관계자는 “EB-5 투자금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면 자금조달 능력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자금모집 실패 시 공사가 지연돼 영주권 획득 조건인 고용창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해당 프로젝트의 고용창출 효과가 투자자당 몇 명 인지, 확인할 수 있는지도 짚어봐야 한다. 프로젝트 투자로 조건부 영주권을 획득해도 10명 이상 고용창출이 없으면 자격이 박탈된다. 실제 2010년 캘리포니아주 빅토빌의 ‘남가주 화물공항 개발 프로젝트’의 경우 이민국으로부터 프로젝트 지정 취소를 당해 투자자들이 영주권을 받기는 커녕 투자원금 회수도 어려웠다. 이민국은 일자리 창출 내역이 실제와 다른 것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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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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