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꺾이는 창업의지 '제2의 벤처붐' 맥 끊길라

해마다 꺾이는 창업의지 '제2의 벤처붐' 맥 끊길라

지영호 기자
2019.07.05 05:01

[2030 청년창업&취업 설문조사]①청년창업의향 66→52→39%…경기침체·노동정책 부담

[편집자주] 창업을 하겠다는 청년들이 해마다 줄고 있다. 머니투데이와 취업포털 사람인이 공동으로 2030 청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년 전 'CEO가 꿈'이라고 했던 청년들은 '회사원만 됐으면 좋겠다'고 눈높이를 낮췄다. 현실의 벽 앞에서 청년들이 도전보다 안정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도전하지 않는 사회가 가져올 미래는 어둡다. 청년창업의 불씨를 살릴 묘수는 없는 걸까.

2030 청년들의 창업 의지가 또다시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에 대한 인식이 식어가면서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제2벤처붐’ 조성정책이 동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머니투데이와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대 사람인 회원 2816명을 대상으로 공동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창업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39.4%인 1110명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52.0%에서 12.6%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첫 조사인 2017년엔 66.1%를 기록했다.

아이디어 부재와 자금확보의 어려움이 창업을 주저하는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지만 실패하면 패가망신이라는 인식과 안정적인 직장생활 선호현상도 청년창업을 기피하는 주요 이유로 부각됐다.

‘창업의향이 없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한 질문에 ‘창업아이디어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43.6%로 가장 많았고 ‘창업자금 확보가 어려워서’(42.3%)라는 응답이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실패 시 재기하기 어려워서’(36.6%) ‘직장생활이 더 안정적이어서’(35.2%) ‘주변의 실패사례를 많이 봐서’(13.1%) 등이 뒤를 이었다.

청년창업 의지가 2년 연속 하락한 현상은 직업선호도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가장 선호하는 직업유형’에 대한 질문에 처음으로 ‘회사원’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2위, 2017년 조사에선 3위였다. 비중으로 봐도 회사원을 선택하는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2017년 조사에서 14.3%, 지난해 조사에서 24.0%의 선호도를 나타낸 회사원은 이번 조사에서 36.9%로 상승했다.

반면 2017년 첫 조사에서 28.9%로 1위에 오른 ‘창업 CEO’는 지난해 3계단 하락한 17.7%를 기록한 뒤 이번 조사에선 9.1%로 인기가 크게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직(32.7%) 공무원(14.7%)에도 크게 뒤졌다. 기업을 직접 운영하는 경영자 대신 안정적인 봉급생활자로서 삶을 원하는 청년이 늘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청년창업 기피현상에 대해 창업을 통한 성장을 내세운 정부의 경제정책에 위기가 닥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창업분야 전문가는 “기성세대보다 뛰어난 20·30대의 도전정신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경제의 심각한 위기징표”라며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창업 초기 상황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부담이 이런 도전을 주춤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체계적인 창업교육과 지원을 통해 창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깨고, 기업가정신을 청년창업의 인큐베이터와 나침반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은 벤처붐 조성을 위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은광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장은 “대학교 창업률은 중국이 8%, 미국이 14%, 이스라엘이 20%를 넘어서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1% 미만”이라며 “붐을 일으키려면 미래지향적 산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에 지금보다 2배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창업 정책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잘 구비돼 있지만 ‘창업하면 집안이 흔들린다’는 선입견이 도전정신을 가로막고 있다”며 “기업 운영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도록 ‘기업가 정신’ 관련 커리큘럼도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면 ICT(정보통신기술)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획기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창업에 실패해도 재창업이나 임금근로자 지원 등 ‘세컨드 찬스’가 있다는 시그널을 확실히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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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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