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펭수'와 중소기업의 혁신

[우보세]'펭수'와 중소기업의 혁신

구경민 기자
2020.01.16 09:13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나이는 열 살, 직업은 한국교육방송(EBS) 연습생, 장래희망은 ‘우주 대스타’, 고향은 남극, 키는 210㎝, 몸무게는 비밀, 특기는 요들송, 비트박스, 판소리. 요즘 대세 캐릭터인 ‘펭수’의 이력이다. 인형 탈을 쓴 평범한 펭귄 캐릭터지만 직장인들 사이에선 ‘펭통령’으로 통한다.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지 1년도 안돼 유튜브 구독자가 200만명에 육박하는 인기스타다. 펭수 굿즈(상품)가 출시되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외모와 걸맞지 않게 깨방정을 떨거나 돌발적인 콘셉트로 반전의 매력을 주는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특히 기성세대를 낮춰 부르는 ‘꼰대문화’에 반발하는 직설화법이 직장 초년생인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자)에게 공감을 사는 분위기다. 인기에 힘입어 펭수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 한류를 대표하는 토종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경제적 효과는 5조7000억원, 브랜드 가치는 8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펭수가 이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펭수의 최고 수혜자는 지난해 300억원대 적자를 낸 EBS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예산 2610억원 중 약 30%를 방송콘텐츠 제작 지원에 배정하고 EBS의 프로그램 제작비로 283억원을 편성했다. 대규모 적자에도 펭수 효과로 지난해와 비슷한 예산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펭수 캐릭터를 만든 이슬예나 EBS PD는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 2일 ‘혁신과 포용’을 주제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 초청받았다.

중소기업계에서도 펭수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4년째 적자를 이어온 최창희 공영쇼핑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흑자전환을 위해 펭수처럼 혁신적인, 펭수보다 더 심한 시도를 해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EBS가 펭수를 내놓은 것처럼 새로운 시도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기업들도 이 같은 생각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정책자금 등 외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 스스로 바꿔나가는 혁신이 경쟁력을 갖추는 최선의 길이다. 올해 우리 경제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국내 경제는 디플레이션이 우려될 만큼 활력이 떨어졌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급격한 노동환경의 변화로 중소기업 현장에선 어려움이 가중된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혁신을 이루지 않으면 안 될 시점이다. 중소기업이 혁신으로 성장해 우리 경제를 든든히 받쳐줘야 한다. 여기에 한국 경제의 도약과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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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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