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 스토리] 한요한 디밀리언 대표
로봇플랫폼 '플렉시봇'으로 다품종 소량생산 환경 구축
재사용 가능한 피더 시스템도 개발… 亞·북미시장 공략

"과거의 제조업은 개인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소품종 대량생산이 주류였습니다. 이제는 제조업도 다품종 소량생산과 개인맞춤형 생산으로 변모해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한요한 디밀리언 대표(사진)는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는 초개인화 시대에 거대한 시장기회가 있다고 확신했고 그 시장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명 '디밀리언'은 데이터(Data)와 밀리언즈(Millions)의 합성어다. 한 대표는 "제조현장에서 수집하는 수만,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마트제조 솔루션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팩토리 최적화 플랫폼 '플렉시봇' 개발=디밀리언이 주력하는 솔루션은 산업용 로봇 플랫폼인 '플렉시봇'(Flexibot)이다. 이는 컴퓨터 비전, 로봇팔,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AMR(자율주행로봇)를 결합해 다품종 소량생산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유연생산'에 최적화돼 있다. 기존 설비나 생산라인에 쉽게 적용할 수 있어 초기 투자비용과 설치기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인간 작업자와 협업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인다. 한 대표는 "기존 자동화 설비는 특정 제품생산에만 최적화돼 제품이 바뀌면 설비를 통째로 재조정하거나 교체해야 했다"며 "플렉시봇은 별도의 티칭 없이도 로봇이 능동적으로 판단해 다양한 제품을 조립하고 검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플렉시블 피더'(Flexible Feeder)가 있다. 피더는 원자재, 부품 또는 재료를 제조공정의 다음단계로 자동공급·정렬·이송하는 장치를 의미한다. 기존 피더는 제품규격이 바뀌면 재사용이 불가능해 비용부담이 컸지만 디밀리언의 제품은 부품이 바뀌어도 진동과 비전인식기술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하다. 화장품이나 의료기기 등 부품 종류가 다양한 산업군에서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OCR(광학문자인식)와 LLM(거대언어모델) 기술을 활용해 종이나 팩스로 오가는 비정형 작업지시서를 자동해석하고 MES(제조실행시스템)에 입력하는 'AI에이전트 워커'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현장의 지식격차를 해소하고 품질편차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한 대표는 "단순히 로봇을 제어하는 것을 넘어 맥락(Context)을 이해하는 기술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거점으로 아시아 공략…북미까지 확장=디밀리언은 현재 30여개 고객사와 협력 중이다. 주요 산업군은 자동차, 바이오, 배터리, 반도체 분야다. 최근에는 LG CNS와 AI에이전트 관련 PoC(기술실증)를 진행했고 현대백화점 그룹사인 지누스의 인도네시아 공장 PoC도 수행 중이다. 매출 역시 빠르게 성장해 2024년 약 4억원에서 2025년에는 20억원가량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50억원 달성이 목표다.
디밀리언은 별다른 투자유치 없이 자체 매출만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올해 본격적인 성장곡선을 만들기 위해 상반기 중 초기투자를 받고 정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도 선정된다는 전략이다. 앞서 디밀리언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초기창업 패키지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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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해 베트남 호찌민에 설립한 지사를 기반으로 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인도에서 현지 PoC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북미지역까지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한 대표는 "한국의 우수한 제조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마더팩토리'(Mother Factory·핵심생산기지) 전략을 통해 성공사례를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확산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