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사이드]정시준 에스앤에스인베스트먼트 대표
'벤처기업→코스닥 상장→벤처투자' 선순환 완전체
설립 5년여 만에 모태펀드 '청년창업' 단독 GP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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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술이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벤처·스타트업의 서러움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 우리도 벤처캐피탈(VC)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으니 이제는 후배 벤처인들을 키워보자." (정수홍 에스앤에스텍 회장)
2001년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200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에스앤에스텍이 2020년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인 에스앤에스인베스트먼트(이하 S&S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배경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선행을 나누다)' 정신이 있다. 성공한 선배 창업자가 같은 길을 가려는 후발 주자들을 돕는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문화다.
S&S인베스트먼트가 최근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청년창업 분야 단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며 설립 배경과 성장 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턱이 높은 정책자금 출자사업에서 설립 5년여된 VC가 단독 운용권을 따내는 건 쉽지 않아서다.
S&S인베스트먼트를 이끌고 있는 정시준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회사 설립 이후 쉬지 않고 쌓아온 투자 기록과 성과들이 정책자금 단독 GP 시대를 연 원동력"이라며 "탄탄한 오너십과 설립 멤버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안정적인 인적 구성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정수홍 대표의 장남으로 VC 업계에서 10년 이상 실무 경험을 쌓은 투자 전문가다.

S&S인베스트먼트의 모회사인 에스앤에스텍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블랭크마스크 제조사로 창업 초기 KTB네트워크·KB창업투자 등 VC 자금을 받아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창업한 지 10년이 채 안돼 증시에 상장했고, 2020년엔 삼성전자로부터 단순 협력을 넘은 동맹 제안을 받았다. 현재 삼성전자는 에스앤에스텍 지분 8%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에스앤에스텍의 시가총액은 1조3000억원을 웃돈다.
벤처 투자의 수혜를 받아 성공한 기업은 멈추지 않았다. VC를 만들어 초기 창업자에게 자금을 뿌리는 모험자본의 순환 실험이 시작됐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운영하는 VC가 투자업계를 파고 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정 대표는 "설립 초기 수십 개 프로젝트 펀드와 민간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며 차곡차곡 기초 체력을 기르니 기회가 왔다"며 "2024년 모태펀드 '창업초기'와 '지역혁신' 분야 정책자금, 지난해 한국산업은행의 '반도체 소부장 오픈이노베이션 펀드' 등을 운용하며 투자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 이번 단독 GP로 선정된 핵심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산업은행 펀드에는 오픈이노베이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중견기업 10곳을 참여시켜 정책 목적에 부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회사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특정 분야에만 주력하는 대기업 CVC와 다른 전략을 편 것도 주효했다. 정 대표는 "기술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곳에 투자한다는 단순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며 "S&S인베스트먼트가 CVC 장점과 독립 VC의 실행력을 고루 갖춘 하이브리드형 VC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S&S인베스트먼트의 총 운용자산(AUM) 규모는 약 3700억원이다. 이는 국내 250여개 VC 가운데 50위권으로 코스닥 상장 중견기업 CVC 중에는 손에 꼽히는 독보적인 기록이다. 코스피에 상장된 대기업 CVC의 AUM도 이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설립 이후 2023년까지는 100억원 안팎 프로젝트 펀드에 집중했고, 2024년부터는 300억~400억원 규모 펀드를 잇따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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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영역은 반도체, 바이오, 소비재, 플랫폼 등 다양하다. 누적 투자기업 수는 77곳이다. 시리즈 A~B 단계 업체에 주로 투자하지만 사업 내용에 따라 전후 단계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기도 한다. 한 업체당 투자금은 평균 10억~20억원 안팎이며 후속투자를 통해 투자금을 늘리는 경우도 많다.
포트폴리오사 가운데 저스템·APR·심플랫폼·이뮨온아시아·테라뷰·마키나락스 등이 이미 상장해 회수 성과를 냈다. 올해와 내년에도 그레이스·텔레픽스·파인트리테라퓨틱스 등 투자한 업체들의 IPO가 이어질 예정이다.
S&S인베스트먼트는 앞으로 청년 창업자들의 성장을 돕는 VC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가 40대 초반, 이번에 모태펀드 청년창업 계정의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은 이지언 상무 등 핵심 인력들이 30대 후반 등 젊은 조직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벤처·스타트업의 절박함을 우리보다 더 잘 이해하는 VC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젊은 창업자들의 눈높이로 소통하고 오랜 기간 관계를 이어가며 한국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