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폐교 '창업학교'로 탈바꿈"…'스테이션F 진화판' 띄운 SBA

"서울 폐교 '창업학교'로 탈바꿈"…'스테이션F 진화판' 띄운 SBA

파리(프랑스)=최태범 기자
2026.06.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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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SB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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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Paris Expo Porte de Versailles)에서 열린 비바테크(VivaTech) 2026 입구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Paris Expo Porte de Versailles)에서 열린 비바테크(VivaTech) 2026 입구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에 학생 수 감소로 유휴 공간이 된 폐교 부지를 활용해 창업과 교육을 결합한 창업 대안학교, '앙트러프러너(entrepreneur) 캠퍼스'를 만들겠다. 전세계 창업 생태계에서 벤치마킹하러 오는 모델이 될 것이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 스타트업·테크 전시회 '비바테크2026'에서 만난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SBA)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앙트러 캠퍼스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앙트러 캠퍼스는 강남 청담고나 성수공업고처럼 유휴 공간이 된 서울 시내 학교 부지를 거점으로 삼아 창업 공간과 대안학교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캠퍼스를 구축하는 방안이다.

학교 건물 한 동에는 바이오·IT 등 분야별로 수직 밸류체인을 갖춘 스타트업이 입주하고, 다른 동에는 구글이나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을 들인다. 마지막 한 동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안학교로 운영한다.

김현우 대표는 "이번에 만난 프랑스 스테이션 F 측에 구글의 앙트러 캠퍼스 유치를 비롯한 역할 분담을 제안했다"며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협의해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테이션 F는 프랑스의 13구에 위치한 철도 화물보관소 건물을 2017년 6월에 개조해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공간이다. 1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입주했으며, 연계된 투자자는 600명 이상이다.

단순한 사무 공간을 넘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AWS, LVMH, 로레알, 사노피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캠퍼스 내에 전담 인력과 자원을 두고 입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르본 대학 등 명문 교육기관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김 대표는 "고교생 때부터 창업 인재로 육성하는 앙트러 캠퍼스 구상은 스테이션 F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라며 "캠퍼스에서는 외국 명문대 진학을 노리는 학생들이 바로 옆 건물에서 형·언니들이 창업하는 모습을 직접 보며 자라게 된다"고 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부터 창업 현장을 목격한 학생들의 에세이는 차원이 달라져 스탠퍼드·MIT를 비롯해 프린스턴 같은 아이비리그 진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성공적인 1명의 졸업생만 나와도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줄을 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SBA) 대표 /사진=SBA 제공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SBA) 대표 /사진=SBA 제공

앙트러 캠퍼스 구상의 출발점은 기존 공공 창업시설에 대한 문제 인식이다. 그는 "100억원의 예산이라고 하면 입주 비용이 거의 공짜라 60~70억이 건물 유지·관리에 들어가고 실제 프로그램에는 30~40억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좋은 입지에 위치하는 만큼 적절한 임대료를 받아도 유망 스타트업들은 충분히 입주할 수 있다"며 "구글, KT, 한화 등 대기업들도 유입시켜 흩어져있던 오픈 이노베이션 인프라를 한데 집결시킴으로써 자체적인 생태계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픈 이노베이션 분야에서는 SBA가 이미 입지를 굳혔다"며 "기업들 사이에서 'SBA가 가장 잘한다'는 소문이 나서 별다른 영업을 하지 않아도 기업들이 먼저 찾아온다. 앞으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넘어 '글로벌 PoC 맛집'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BA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PoC(기술실증)를 지원하는 도시는 현재 19개로 확대됐다. 모스크바, 에스토니아 등 비전통적 시장까지 외연을 넓혔다. 김 대표가 취임하기 전에는 4곳에 불과했다.

SBA는 글로벌 진출 거점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올해 비바테크에 서울통합관을 처음 마련했다. 김 대표는 "미국의 CES가 쇼케이스 성격이 강하다면 비바테크는 실제 비즈니스 네트워킹과 스케일업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SBA는 핀란드 '슬러시(Slush)'에도 국내 스타트업의 참가를 지원하는 등 해외 거점을 단계적으로 늘려 나가는 중이다. 그는 "서울 스타트업이 국내 시장만 보고 사업하는 것은 팔다리를 자르고 시작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스타트업 지원 정책과 관련해선 '양적 지표'가 아닌 '질적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억원씩 골고루 나눠주는 정책보다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이 성장해 국가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비바테크 참가 지원 스타트업 대부분을 AI 분야로 편성한 것도 이러한 뜻이 담겨있다. 김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는 목적에 포커스를 맞춰 유럽 시장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엣지'를 가진 스타트업 20곳을 엄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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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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