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신뢰 쌓는법은 이것"…후지쯔 18년 거친 '일본통'의 꿀팁

"일본서 신뢰 쌓는법은 이것"…후지쯔 18년 거친 '일본통'의 꿀팁

최태범 기자
2026.08.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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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임상욱 채널코퍼레이션 일본지사 COO(최고운영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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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욱 채널코퍼레이션 일본지사 COO(최고운영책임자) /사진=채널코퍼레이션 제공
임상욱 채널코퍼레이션 일본지사 COO(최고운영책임자) /사진=채널코퍼레이션 제공

"일본에서 미팅 중에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 번역기를 활용해 대화하려고 하면, 한국에서는 '열심히 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일본 사람들은 '이 사람 뭐지'라는 생각을 하고 그 순간 신뢰가 확 떨어진다."

기업용 비즈니스 메신저 '채널톡'을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의 임상욱 일본지사 COO(최고운영책임자)는 "한국에서는 '스타트업이니까 열정을 보이면 인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일본은 냉혹한 비즈니스 사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상욱 COO는 일본 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일본통'이다. 연세대에서 생명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뒤 일본의 대표적인 IT 대기업 후지쯔에 입사해 18년간 몸담았다.

후지쯔를 나온 이후에는 미국계 PE 제논파트너스에서 약 5년간 아시아 총괄 파트너를 지냈고, 2023년에는 IT 컨설팅 기업 '니호니움'(Nihonium)을 창업해 국내외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지원했다. 채널코퍼레이션에는 지난 3월 합류했다.

수많은 기업의 일본행을 곁에서 지켜본 그가 전하는 '현지에서 신뢰 쌓는 법'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가장 먼저 꼽은 핵심은 역시 언어다. 다만 단순한 회화 실력이 아닌, '제대로 준비된 일본어'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임 COO는 "자동 번역만 돌리거나 누가 번역했는지도 모를 외주 번역을 쓰거나 자동 번역한 메일을 그대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제대로 된 일본어로 준비했는지 여부는 곧 '이 회사가 비즈니스 준비가 됐는가'를 판단하는 첫 잣대가 된다"고 했다.

"열정보단 완벽한 준비…파트너십·현지화가 핵심"
임상욱 채널코퍼레이션 일본지사 COO(최고운영책임자) /사진=최태범 기자
임상욱 채널코퍼레이션 일본지사 COO(최고운영책임자) /사진=최태범 기자

두 번째는 태도의 문제다. 임 COO는 "비즈니스 제안을 하러 온 사람이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면 신뢰를 잃는다"며 "한국에서는 열정으로 보이는 행동이 일본에서는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시장 진입 방식이다. 대부분의 IT 솔루션 기업이 다이렉트 세일즈(직접 판매)에 집중하지만, 일본은 대리점·파트너십이 특히 중요한 시장이라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임 COO는 "초기에는 직접 판매에 집중할 수 있지만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일본 기업의 심리를 파악해 대형 대리점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며 "일본에서 사업하려면 '무엇을 줘야 그들도 우리에게 문을 열어줄까'라는 관점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채널코퍼레이션 합류 후 파트너십 강화에 가장 힘을 실었다. 임 COO는 "후지쯔 시절 쌓은 대기업 협상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프트뱅크 계열사와 제휴를 맺었다"며 "예전엔 거절당했던 라쿠텐 연동 같은 건들이 이제 결과가 나올 정도로 진척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은 현지화의 완성도다. 그는 채널코퍼레이션 일본지사의 최대 경쟁력으로 '한국 회사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100% 일본어로만 하고 한국 회사라는 점을 굳이 노출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임 COO는 "고객이 일본 기업과 일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완벽한 일본어 검수와 로컬라이징을 수행한다"며 "일본어에 능통한 인력을 배치해 파트너와 고객에게 준비된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인상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직접 증명"
임상욱 채널코퍼레이션 일본지사 COO(최고운영책임자) /사진=채널코퍼레이션 제공
임상욱 채널코퍼레이션 일본지사 COO(최고운영책임자) /사진=채널코퍼레이션 제공

이 같은 방법론들은 그가 채널코퍼레이션에서 이루려는 비전들로 이어진다. 임 COO는 "이렇게 해야 일본에서 잘 된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귀담아듣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며 "직접 증명해 보이기 위해 채널톡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채널코퍼레이션은 2014년 법인 설립 직후 일본에 진출했다. 현재 전체 매출의 약 20%가 일본에서 나오며, 현지 고객사는 2만5000개에 달한다. 지난해 일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0% 성장했고, 올해 목표는 150억원 달성이다.

임 COO는 "개발 헤드쿼터는 좋은 엔지니어가 있는 한국이 계속 가져가고, 일본은 오퍼레이셔널 엑설런스(Operational Excellence, 현장 업무의 효율화)를 담당해야 한다"며 "그것을 기초로 글로벌 오퍼레이션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채널코퍼레이션은 일본을 글로벌 진출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한국에서 개발하고 일본에서 수익화를 증명한 뒤 세계로 나간다는 구상이다. 한국보다 인구·경제 규모가 큰 일본에서 매출 볼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임 COO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일본 진출에 도전하지만 정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이 드문 현실에서 '최소한 이렇게는 해야 한다'는 것을 직접 증명해 보이겠다"며 "그 증명의 최고 결과물이 채널코퍼레이션이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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