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대한민국 '숙면'의 숙제를 풀다

잠 못 드는 대한민국 '숙면'의 숙제를 풀다

최우영 기자
2026.09.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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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 기기·모바일 앱 등 개발
약물없이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

수면장애개선 관련 주요 스타트업과 제품/그래픽=임종철
수면장애개선 관련 주요 스타트업과 제품/그래픽=임종철

한국인의 잠이 줄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유튜브와 쇼츠, 릴스 등 미디어 이용시간이 늘면서 취침시각이 뒤로 밀린 탓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늦어지는데 일어나는 시간은 그대로다. 수면시간을 늘리고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병원을 찾기도 힘들고 약물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스타트업들은 이 틈을 파고들어 '약물 없이' 잠을 되찾아주겠다고 나섰다.

15일 수면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에이슬립이 발표한 '2026 연간 수면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의 실제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25분에 그쳤고 잠자리에 누워 있는 6시간39분 가운데 1시간14분은 잠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0년 103만7396명에서 2024년 130만8383명으로 26% 증가했다.

문제는 치료 접근성이다. 새로 출시되는 불면증 치료제들은 비급여로 나올 예정이어서 환자 부담이 크고 기존에 널리 쓰이는 졸피뎀 계열 수면제는 의존성 우려가 따른다.

이같은 불면증의 '비약물' 치료를 위해 출시된 에임메드의 '솜즈'는 2023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모바일앱으로 구현했다. 하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한 상태다. 솜즈는 2023년 6월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병원에서 쓸 수 있는 자격을 받았다. 3년간 쌓이는 데이터로 건강보험을 어떻게 적용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그 기한은 이미 끝났고 다음 단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오션스바이오는 처방이 필요 없는 '웰니스' 기기로 시장에 먼저 진입한 뒤 의료기기로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귀에 착용하는 비침습 미주신경 자극 웨어러블 '비코주'(BeCozU)는 한쪽 이어폰이 전기신호를 내보내고 다른 쪽이 실시간으로 심박을 측정해 신호를 조정한다. 임상시험에서도 약물치료제 수준의 효능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월 양산을 시작했으며 미국 수출도 개시했다.

에임메드처럼 인지행동치료앱을 만들던 웰트는 중견 제약사 한독과 손잡고 처방형 의료기기 '슬립큐'를 내놓으며 직접 병원을 뚫는 대신 한독의 기존 영업망과 처방 네트워크를 활용키로 했다. 에이슬립도 이에 동참하면서 한독의 영업망과 웰트의 치료제에 에이슬립의 수면측정기술이 하나의 생태계로 들어왔다.

수면시장은 빠르게 커진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이츠리서치는 글로벌 수면기술 시장이 2024년 205억달러(약 29조원)에서 2033년 657억달러(약 91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측정을 넘어 치료로 이어지는 고리를 선점하는 것이다. 실제 진단과 치료로 가는 게 빅테크와 경합하지 않으면서도 스타트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길로 꼽힌다. 이현웅 오션스바이오 대표는 "앞으로 중요한 것은 잠을 얼마나 잘 측정하느냐를 넘어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의 상태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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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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