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자본도 혁신할 수 있어야…포지티브 규제 넘어 '스마트 규제'로"

"혁신 자본도 혁신할 수 있어야…포지티브 규제 넘어 '스마트 규제'로"

류준영 기자
2026.10.2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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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I·한국경제학회 '기술사업화 Policy Co-Lab',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포지티브 규제'에서 '스마트 규제'로 전환' 주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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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사진=류준영 기자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사진=류준영 기자

"혁신을 지원하는 자본도 혁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27일 서울 마포구 공덕 프론트원에서 열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한국경제학회 공동 '기술사업화 폴리시 코-랩'(Policy Co-Lab)에서 "투자 규모 확대와 함께 '자본이 일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 대표는 "포지티브(Positive) 규제'에서 '스마트(Smart) 규제'로의 전환 : 혁신자본의 규제 개선'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금융이나 법률 전문가는 아니지만 창업자일 때도, 투자자가 된 지금도 '너무 불편하다'고 많이 호소해왔다"며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최근 읽은 책 '투자의 진화'를 언급하며 "1950년대 미국 모험자본부터 지금까지 투자 모델도 시대 요구에 맞춰 계속 진화해 온 일종의 상품이었다"며 "혁신이 요구하는 자본은 빠르게 변하는데 제도가 허용하는 자본의 범위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모험자본은 수많은 실패 위에 소수의 성공이 전체 수익을 메우는 포트폴리오 구조인데 금융권은 이를 굉장히 불편해한다"며 "그 불편함이 제도 곳곳에 녹아 있다"고 했다.

자회사 지원했더니 '불법'

그는 블루포인트가 직접 겪은 사례를 꺼냈다. 이 대표는 "창업 촉진법에 장려된 액셀러레이팅을 제대로 하려면 심사역보다 공간·프로그램 운영 인력이 필요하고 임금 체계와 전문성도 달라 별도 자회사를 만들었다"며 "수익을 내는 회사가 아니니 출자금을 대주고 우리 건물 임대료를 싸게 해줬는데, 이 모든 게 불법이었다"고 말했다.

국회 등을 찾아다닌 끝에 자회사 설립은 허용됐지만 또 다른 벽이 나왔다. 예를 들어 투자사가 직접 설립한 기업도 계열사로 해석돼 추가 출자가 어렵고, 7년 안에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이 대표는 "컴퍼니빌딩은 허용했지만 성장 지원은 불가능한 체계"라며 "금지 규정을 하나씩 예외 처리하다 보니 설립은 가능해져도 후속 지원에서 다시 막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영지배나 계열회사 보유를 획일적으로 막을 게 아니라 이해상충·사익편취 위험을 중심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IPO 13년, 펀드 만기는 7~8년

회수 단계와 펀드 구조의 한계도 짚었다. 창업부터 기업공개(IPO)까지 평균 13년이 걸리지만, 벤처펀드 만기는 통상 7~8년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벤처펀드만 약 17조원 규모다. 이 대표는 "초기 투자자는 1년 미만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7~8년짜리 펀드를 만들어도 이제 좀 해볼 만하면 청산해야 한다"며 "투자 자체보다 펀드 모집과 청산·회수에 드는 비용이 너무 크다"고 했다.

대안으로는 장기 존속·만기 연장, 자산을 새 펀드로 옮기고 기존 LP에 회수·재투자 선택권을 주는 컨티뉴에이션펀드, 잔여자산을 매각해 청산을 돕는 테일엔드펀드 등 '만기 시점의 선택지'를 제시했다.

상장 후 의무보유(락업) 부담을 투자 시점·보유 기간에 따라 조정하고, 중복상장 심사 범위를 글로벌 수준으로 좁히며, 비상장 벤처기업 복수의결권의 발행요건과 세제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그는 투자기관의 비효율을 개선한 사례로 이재웅 쏘카 창업자가 설립한 지구홀딩스를 들었다. 지구홀딩스는 펀드처럼 만기가 정해지지 않은 영구자본(퍼머넌트 캐피털) 형태의 투자사다. 이 대표는 "지구홀딩스처럼 기존 펀드 방식에서 벗어난 다양한 투자 모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핀셋 규제 대신 일부 유연성 인정해야"

이 대표는 개선 방향으로 '스마트 규제'를 제안했다. 허용 행위를 열거하고 막힐 때마다 예외를 추가하는 포지티브 규제 대신 규제 목적은 유지하되 △대상 △강도 △방식 △시점에 맞춰 수단을 조합하자는 것이다.

그는 미국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사업(SBIR)을 예로 들었다. 이 대표는 "과제비의 6~7% 정도는 사용처를 증빙하지 않고 유연하게 쓸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 놓았는데, 그 덕에 나머지는 잘 지키면서 효율이 높아진다"며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고 핀셋으로 정하기보다 전체 효율을 위해 일부 유연성을 인정하는 스마트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을 통한 경제 3강 도약은 자본 혁신에서 시작된다"며 "허용할 행위를 하나씩 늘리는 방식에서 혁신을 수용하는 규제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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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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