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투자에서 실패하지? '행동재무학'의 비밀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재채기처럼 '비이성적' 행동은 제어할 수 없는 것일까? 투자와 인간 심리의 흥미로운 세계로 들어가 보자.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재채기처럼 '비이성적' 행동은 제어할 수 없는 것일까? 투자와 인간 심리의 흥미로운 세계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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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 지내러 아들 집에 갔더니 며느리도 삼성전자가 성장주 아니라고 말하더라구” 오랜 기간 주식투자를 해 온 70대 중반의 박 노인은 이번 구정 가족 모임에서 며느리가 삼성전자 주식 얘기를 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 평소 주식에 문외한이라고 생각했던 며느리였기에 박 노인의 놀람은 컸다. 그러나 주식을 잘 모르는 며느리까지 “성장주가 더 이상 아니다”며 삼성전자 얘기를 하는 걸 보자 박 노인은 이제 슬슬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올 초부터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의 성장주 여부를 놓고 시끄럽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빠른 성장을 견인해 왔던 IM(IT와 모바일)부문이 지난해 4분기 갑자기 위축되면서 성장성 논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 4분기 IM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각각 7%와 18%씩 상당히 감소했다.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분기 대비 줄었는데(시장조사기관 SA),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2010년 이후 처음
“주가 하락으로 손실 난 종목은 정작 팔지 못하고 주가가 조금 올라 이익 난 종목은 왜 그리 빨리 파는지...” 40대 중반의 직장인 강 부장은 10년간 주식에 투자하면서 이런 후회를 한두 번 한 게 아니다. 강 부장은 이런 어이없는 매매행태 때문에 주식투자에서 별 재미는 고사하고 손해만 봤다. 이처럼 손실 난 종목은 너무 오래 쥐고 있고 이익 난 종목은 너무 일찍 팔아버리는 나쁜 습관을 행동재무학에선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라 부른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 가운데 강 부장과 같은 매매행위와 후회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 캘리포니아 주립대-버클리(UC-Berkeley)의 테리 오딘(Terry Odean) 교수가 1987년부터 1993년까지 한 증권사의 개인 고객계좌 1만개를 조사해 봤더니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종목을 더 오래 보유하고 있었고 이익종목은 손실종목에 비해 1.7배나 더 자주 처분하고 있음을 발견했다(Journal of Finance,
"주식시장에서 남들과 다르게 간다면?" 증시에서 소위 역(逆)투자자(contrarian investor)가 되려면, 남들이 다 내다 파는 주식을 사거나 반대로 남들이 사려고 아우성치는 주식을 팔아야 한다. 하지만 말이 쉽지 실제로 이렇게 행동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심리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인간이 남들과 다르게 행동할 때 인간은 두려움(fear)과 고통(pain)을 느끼게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실제로 뇌신경학자들은 인간이 집단에서 '왕따'를 당할 때 인간의 뇌 특정부분이 발광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뇌 부분은 실제로 신체적 손상을 입었을 때 동일하게 발광하는 곳이다. 집단에서 따돌림을 받는 게 얼마나 심각한 심리적 충격을 주는 지 여실히 보여주는 연구결과다. 2013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교수도 2008년 후반 뉴욕타임즈에 쓴 칼럼을 통해 남들과 다른 목소리를 낼 때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웠는지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글로벌 주식 및 주택시장
밥 커비(Bob Kirby)는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이 최고의 주식 매니저로 부른 전설적인 투자자였다. 하지만 그는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여타 액티브(active) 매니저와 별 다름이 없었다. 즉 최적의 마켓 타이밍을 골라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파는 행위를 반복했다. 그러다 1950년대 중반 그에게 일대 전환을 가져다 준 사건이 일어났다. 그 당시 그는 약 10년 동안 한 부유한 부부에게 주식 투자를 자문하며 그 부부의 주식계좌를 관리해 주고 있었다. 이때 그는 부인 명의의 주식계좌에서 남편과 의논하며 주식을 사고 팔았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죽게 되어 부인이 남편의 재산을 상속받게 됐다. 그런데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죽은 남편이 자신도 모르게 주식투자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미망인도 죽은 남편이 생전에 부인 명의의 주식계좌 이외에 따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왜냐하면 남편이 주식을 산 뒤에
축구경기에서 페널티킥은 골대에서 불과 11미터 떨어진 거리를 사이에 두고 골키퍼와 킥커가 서로 마주하며 벌이는 고도의 심리전 싸움이다. 이 때 경기 룰은 킥을 차기 전에 골키퍼가 미리 움직이면 안된다는 것. 따라서 골키퍼는 킥이 행해지는 순간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방향을 짐작하고 몸을 날린다. '신의 손'이라 불리는 골키퍼들은 공의 방향을 잘 짐작해서 몸을 날리고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선수들이다. 그렇다면 골키퍼는 페널티킥을 막을 때 어느 방향으로 몸을 많이 날릴까? 일단의 이스라엘 학자들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영국의 프리미엄 프로 축구경기와 유럽, 남미 등의 축구 챔피언십 경기에서 나온 311개의 페널티킥의 방향과 골키퍼의 움직임을 조사해봤다 (Journal of Economic Psychology, 2007). 재밌게도 조사 대상 311개 페널티킥의 방향은 세 방향으로 골고루 분포돼 있었다. 골대 왼쪽으로 3분의 1, 오른쪽으로도 3분의 1, 그리고 정중앙으로 3분의 1, 이
“주식시장을 마치 도박장이나 경마장로 착각, 주식 온라인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인터넷 도박이나 인터넷 경마처럼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많다.” 도박과 경마에 빠진 사람을 도박·경마 중독자라고 부르듯, 주식에 빠진 사람도 주식 중독자다. 왜냐하면 하루라도 주식을 거래하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게다가 하면서 계속 돈을 날려도 또 하려 한다. 주식 중독자는 주식을 거래하면서 스릴과 흥분을 맛본다. 마치 도박이나 경마 중독자가 도박장이나 경마장에 가면 갖는 느낌과 똑같다. 그래서 증시가 열리는 시간동안 스릴과 흥분 속에 지내다가 증시가 폐장되면 무기력증에 빠진다. 이들의 대표적인 증상을 보면, 어제 산 주식을 오늘 팔려고 주가 시세를 하루에도 몇 번이고 들여다보고, 주식을 판 뒤엔 며칠 아니 몇 시간도 못 가 재매입하고. 그리고 오늘 증시가 마감되면 내일 아침 개장될 때까지 겨우 참았다가 개장하면 다시 거래에 나선다. 여기엔 주식시장을 마치 운동경기나 전쟁상황을 중계하듯 자극적으로 전달하는
“설령 다음 볼에서 스트라이크 아웃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잘 칠 수 있는 스윗 스팟(sweet spot)에 볼이 들어오지 않으면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았다.” ‘지금까지 최고의 타자(The Greatest Hitter Who Ever Lived)’로 불린 테드 윌리암스(Ted Williams)는 19년간의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 선수생활 동안 무려 생애 통산 타율 0.344라는 대기록을 세운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설적인 타자였다. 그는 홈런도 521개나 날렸는데 그의 통산 타율 0.344은 홈런을 500개 이상 기록한 거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또 그가 세운 출루율(base percentage) 0.482의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야구의 神이다. 한 해에 3할을 치기도 어려운데 윌리암스는 어떻게 19년의 선수생활동안 3할 중반대의 타율을 칠 수 있었을까? 그는 그 비법을 자신의 책 『타격의 과학(The Science of Hitting)』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증시 버블과 폭락을 미리 알 수 있을까?” 주식시장이 효율적(efficient)이라면 증시에 버블이나 폭락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세계 최초의 주식시장이 개설된 1602년 이후 증시 역사에서 버블과 폭락은 끊임없이 반복돼 왔다. 재무학에선 일반적으로 주가가 (평균)추세로부터 표준편차 2%를 넘어서면 버블이라고 정의한다. 만약 주가 변동이 정규분포(normal distribution)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대략 44년에 한 번꼴로 소위 버블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1925년 이후 미국 증시에서만 이미 버블이 30번이 넘게 빈번히 발생했고, 그때마다 예외없이 버블이 터지면서 표준편차 2%가 넘는 폭락이 뒤따랐다. 이는 지난 90년간 매 3년에 한번씩 버블과 폭락이 이어진 것과 같다. 이처럼 빈번하게 버블과 폭락이 반복될 확률은 정규분포하에선 2천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는 사건에 해당된다. 『블랙 스완(The Black Swan)』의 저자 나심 탈렙(Nassim Taleb)은
개미투자자 K씨는 매달 일정액을 주식펀드에 불입하는 간접투자자이다. 그는 올해 초 작년 최고의 수익률을 거둔 주식펀드로 갈아탔다. “지난해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면, 그 펀드매니저는 올해도 틀림없이 뛰어난 성적을 낼 거야”라며 마음속에 한껏 기대감이 부풀었다. 그러나 최근 자신이 투자한 주식펀드의 수익률을 확인한 K씨는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듯한 '멘붕'에 빠졌다. 지난해 최고의 수익률을 냈던 펀드가 올해는 형편없는 성적을 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K씨는 자신이 갈아탄 주식펀드에 속았다는 생각에 울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K씨처럼 “올해 최고의 수익률을 낸 펀드매니저가 내년에도 계속해서 뛰어난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는 것”을 심리학에선 ‘뜨거운 손(hot hands)’ 효과라 부른다. 예를 들면, 농구 경기에서 슛을 한두 번 연달아 성공시킨 선수에게 동료들의 패스가 집중된다거나, 도박에서 주사위를 던져 한두 번 연속해서 이긴 도박사에게 베팅이 몰리는 현상이 바로 ‘뜨거운 손’
“지난 50년 동안 사람들은 성장주(growth stock)를 적정가치보다 2배나 비싸게 평가해 왔습니다.” 사람들은 기업의 미래 잠재적 성장성에 대해 얼마만큼 정확한 평가를 내리고 주식투자에 나설까? ‘주식은 미래를 먹고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식투자에 있어 미래 성장성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한 재무학 연구(Clairvoyant Value and the Growth-Value Cycle, Journal of Portfolio Management, 2009)에 따르면, 사람들은 지난 반세기동안 거의 매번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장밋빛 희망을 갖고 과대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주식이 미래(성장)를 먹어도 너무 먹었다는 얘기다. 이 연구는 특정 연도의 기업의 주가와 이후 50년간 기업이 주주들에 돌려준 실제로 실현된 현금수익을 비교해 봤는데, 투자자들이 기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 줄곧 실제 실현 수익보다 2배나 높게 평가를 해왔다는 점을 발견했
“당신에게 1억원이 있다면, 존경받는 기업과 싫어하는 기업 중 어디에 투자하겠는가?” 미국 포춘(Fortune)지는 매년 가장 존경받는(Most Admired) 기업 리스트를 발표한다. 이 리스트 상위에 오른 기업들은 재무건전성, 경영자의 능력, 제품/서비스의 품질, 혁신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의 평가기준에서 사람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들이다. (참고로, 2013년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은 애플이었다.) 반대로, 이 리스트의 하위를 차지한 기업들은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Most Despised) 기업으로 불린다. 그런데 사람들은 주식투자를 할 때도 이같이 존경과 혐오 등의 ‘감정’에 따라 투자대상을 고르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실제로 일단의 학자들이 7만8,000개의 증권계좌를 조사해 본 결과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주문의 56퍼센트가 포춘지의 가장 존경받는 기업 리스트의 상위 30%에 몰려 있었다(Barber, Heath, and Odean, 2003). 즉, 상당수의 개
“처음 머릿속에 입력된 정보가 판단의 기준점으로 작용해 향후 새로운 정보가 들어와도 최초의 기준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인간의 행태를 마치 한번 내려진 닻(anchor)이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것에 비유해서 ‘앵커링(anchoring)’이라고 부른다. 이는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보거나 들으려하는 확증편향(confirmatory bias)과는 달리, 처음 입력된 정보에 생각이 고정돼 그 이후에 들어오는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습성을 일컫는다. 남녀간의 미팅에서 첫인상을 망치면 좀처럼 만회하기 힘들다거나, 첫 스마트폰이나 첫 자동차에 대한 나쁜 경험이 해당 브랜드의 재구매를 꺼리게 만드는 것도 일종의 앵커링 효과이다. 앵커링의 습성이 강한 사람은 과거의 정보에 구속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매우 느리거나(slow adjustment) 아니면 과소 조정(under-adjustment) 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앵커링은 주식시장에서도 흔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