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성장주? "며느리도 아니라는데..."

삼성電=성장주? "며느리도 아니라는데..."

미래연구소 강상규 소장
2014.02.02 07:00

[행동재무학]<51>성장주에 대한 오해, ‘저평가된 가치주 찾아야’

[편집자주]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 그림=김현정 디자이너
/ 그림=김현정 디자이너

“구정 지내러 아들 집에 갔더니 며느리도삼성전자(268,500원 ▼3,000 -1.1%)가 성장주 아니라고 말하더라구”

오랜 기간 주식투자를 해 온 70대 중반의 박 노인은 이번 구정 가족 모임에서 며느리가삼성전자(268,500원 ▼3,000 -1.1%)주식 얘기를 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 평소 주식에 문외한이라고 생각했던 며느리였기에 박 노인의 놀람은 컸다.

그러나 주식을 잘 모르는 며느리까지 “성장주가 더 이상 아니다”며 삼성전자 얘기를 하는 걸 보자 박 노인은 이제 슬슬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올 초부터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의 성장주 여부를 놓고 시끄럽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빠른 성장을 견인해 왔던 IM(IT와 모바일)부문이 지난해 4분기 갑자기 위축되면서 성장성 논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 4분기 IM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각각 7%와 18%씩 상당히 감소했다.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분기 대비 줄었는데(시장조사기관 SA),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201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삼성전자 성장세 둔화 우려가 일시에 터지면서 심지어 주식을 모르던 사람들마저 “이젠 삼성전자가 성장주가 아니래”라며 말들을 전하고 있다.

성장주(growth stock)는 재무학에서 미래 현금영업이익이 여타 기업들에 비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일컫는다. 따라서 사람들은 빠르게 늘어나는 영업이익 만큼 주가도 빠르게 상승하리라 기대한다. 이런 매력(charm) 때문에인기주(glamour stock)라고도 불리며 많은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많이 선호되는 만큼 성장주의 주가는 높게 형성되기(=비싸기) 쉽다. 그런데 주가가 비싸다는 말은 기대수익률이 낮다는 얘기와 같다.

경제학에서 케인즈 학파의 시조인 존 메이나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모든 사람들이 어떤 주식의 매력에 동의하게 되면, 그 주식은 필연적으로 너무나 비싸게 되고 따라서 투자측면에서 매력적이지 않게(=수익률이 낮게) 된다”고 지적했다.

성장주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선호가 주가를 과다하게 끌어 올리고 이로 인해 낮은 수익률을 얻게 되는 현상은 많은 실증 재무학 연구들에서 발표되고 있다 (Lakonishok, Schleifer, and Vishny, 1994). 반면가치주(value stock)라 불리는 주식은 성장주에 비해 덜 선호되어 주가가 낮게 형성되기(=싸기) 쉽고 결과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주가는 성장주 여부 논쟁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한 달새 6% 넘게 빠졌다. 성장 기대치가 하락 조정되면 주가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최근 여러 증권사에서 연이어삼성전자(268,500원 ▼3,000 -1.1%)의 올해 영업이익 기대치와 목표주가를 낮추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런 와중에 박 노인이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할 시기가 다가 오고 있다고 여기는 이유는 달리 있다. 무턱대고 ‘떨어지는 칼을 잡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행동재무학 측면에서 보면, 많은 사람들이 삼성전자가 더 이상 성장주가 아니라고 인식하면 할수록 주식은 덜 선호되고 결과적으로 주가는 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할 수 있다.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해 있을 때 투자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걸 박 노인은 오랜 주식투자 경험을 통해 체득하고 있는 것이다.

박 노인의 며느리처럼 평소 주식을 잘 모르던 사람들까지삼성전자(268,500원 ▼3,000 -1.1%)가 더 이상 성장주가 아니라고 믿을 때, 삼성전자 주가는 과도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시골 아주머니까지도 삼성전자 목표주가가 200만원이 넘는다고 말할 땐, 주가는 이미 과열 상태로 접어 들었을 위험이 크다.

사람들이 삼성전자가 성장주냐 아니냐를 놓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따질 때 박 노인과 같은 가치투자자들(value investor)은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할 최상의 기회가 오기를 독수리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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