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재무학]<49>군중을 떠나라 "남과 다른것 고통스럽지만…"

"주식시장에서 남들과 다르게 간다면?"
증시에서 소위 역(逆)투자자(contrarian investor)가 되려면, 남들이 다 내다 파는 주식을 사거나 반대로 남들이 사려고 아우성치는 주식을 팔아야 한다.
하지만 말이 쉽지 실제로 이렇게 행동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심리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인간이 남들과 다르게 행동할 때 인간은 두려움(fear)과 고통(pain)을 느끼게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실제로 뇌신경학자들은 인간이 집단에서 '왕따'를 당할 때 인간의 뇌 특정부분이 발광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뇌 부분은 실제로 신체적 손상을 입었을 때 동일하게 발광하는 곳이다. 집단에서 따돌림을 받는 게 얼마나 심각한 심리적 충격을 주는 지 여실히 보여주는 연구결과다.
2013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교수도 2008년 후반 뉴욕타임즈에 쓴 칼럼을 통해 남들과 다른 목소리를 낼 때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웠는지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글로벌 주식 및 주택시장 버블을 얘기할 때, 내 얘기가 일반적인 의견과 벗어나 있어서 나는 '왕따'당하는 기분이 들었고 심지어 아예 학자로서의 생명에 종지부를 짓는 위험을 느꼈다."
하지만 많은 행동재무학 연구들은 주식시장에서 남들과 다르게 움직일 때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말한다. 한 예로, 일단의 영국 학자들(2005)이 1983년부터 2004년까지 20여년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과 매도한 종목을 조사해 봤더니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의 수익률이 오히려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에 크게 뒤졌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시장수익률보다 6% 낮았는데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11%나 높아 이 두 종목간에 약 17%가량의 수익률 차이가 존재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3년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들은삼성엔지니어링(62,400원 ▼2,000 -3.11%),LG디스플레이(12,330원 ▼120 -0.96%),KT(59,300원 ▼200 -0.34%),삼성전기(914,000원 ▼3,000 -0.33%),삼성전자(268,500원 ▼3,000 -1.1%)순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지만 이들의 수익률은 삼성엔지니어링 -62.12%, LG디스플레이 -18.36%를 비롯해 KT -11.13%, 삼성전기 -26.41%, 삼성전자 -9.86% 등 모두 형편이 없었다.
반면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들은SK하이닉스(1,686,000원 ▲32,000 +1.93%),기아차(164,500원 ▲6,900 +4.38%),삼성생명(295,000원 ▼5,000 -1.67%),현대차(613,000원 ▲41,000 +7.17%),엔씨소프트(255,500원 ▲2,500 +0.99%)순이었는데, SK하이닉스 42.91%, 엔씨소프트 65.12% 등 그야말로 날았다. 삼성생명과 현대차는 각각 10.29%와 8.24%로 시장수익률을 크게 앞섰고, 기아차만 -0.71%로 소폭 떨어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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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는 만약 지난해 역(逆)투자자처럼 정반대로 움직였다면 주식시장에서 큰 이득을 얻었을 거란 걸 여실히 보여준다. 남들과 다르게 움직일 때 심리적으로 두려움과 고통이 따르지만, 이를 잘 극복하기만 하면 종국에 가서는 웃었을 거란 얘기다.
그럼, 기관투자가들은 개인들과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을까? 애석하게도 기관투자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3년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들도 순매도 상위 종목들에 비해 수익률이 크게 뒤졌다. 기관들도 군중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다.
참고로,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수익률)은삼성생명(295,000원 ▼5,000 -1.67%)(10.29%),현대차(613,000원 ▲41,000 +7.17%)(8.24%),현대모비스(509,000원 ▲67,500 +15.29%)(1.91%),한국전력(44,050원 ▼650 -1.45%)(14.12%),KB금융(161,700원 ▲500 +0.31%)(11.48%) 순이었고, 순매도 상위 종목(수익률)은SK하이닉스(1,686,000원 ▲32,000 +1.93%)(42.91%),NAVER(215,000원 ▲7,500 +3.61%)(218.94%),삼성SDI(678,000원 ▼16,000 -2.31%)(7.28%),한국타이어(62,100원 ▼2,600 -4.02%)(29.15%),SK텔레콤(93,500원 ▲300 +0.32%)(50.82%) 순이었다.
『The Little Book of Behavioral Investing』의 저자 제임스 몬티어(James Montier)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주식시장에선 군중을 떠나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1970년대 최고의 펀드매니저였던 존 템플턴 경(Sir John Templeton)도 역(逆)투자가 주식 성공의 핵심요소라며, “대다수와 다르게 (투자)하지 않는 한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제학에서 케인즈 학파의 창시자인 존 메이나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도 "투자의 중심 원칙은 일반적인 의견과 반대로 가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좋다고 할 땐 이미 그 종목은 매력적이지 않다"고 충고했다.
이들은 모두 외로운 자가 주식시장에서 마지막에 웃는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