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중 하루 1200억원 CMA에서 이탈...반등시 펀드 환매 우려
펀드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코스피지수가 900선으로 내려앉자 일선 판매 창구에는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나타나고 주식형펀드의 환매 물량도 늘고 있다. 은행 보통예금보다 높은 금리에 수시입출금까지 가능해 인기가 높았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자금을 인출해 은행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28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0.57% 폭락한 지난 24일 국내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 1321억원이 순유출됐다. 100억대에 머물던 환매금액이 9거래일만에 1707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신규 설정액은 385억원에 그쳤다. 자산운용협회가 펀드 자금 유출입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6월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위원은 "최근 펀드 자금 흐름을 보면 '유입 정체·환매 지속'으로 요약된다"며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까지 국내로 소폭이나마 자금이 들어왔는데 이달 들어선 유출액이 유입액을 웃도는 것으로 추세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가 폭락하자 그동안 단기 금융상품의 절대 강자였던 CMA에서도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최근 자금조달이 힘겨운 은행권이 연일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놓으면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따른 여파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24개 증권사 CMA 잔액은 모두 29조8107억원으로 9월 말 31조9810억원에서 2조1703억원이 감소했다. 10월 한 달동안 영업일마다 1277억원이 이탈했다는 얘기다.
A 증권사 영업점 팀장은 "지난 주 증시가 급락하면서 현금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최근 며칠 늘고 있다"며 "경기 회복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하고 증시가 장중 800선까지 폭락하니 고객들의 충격이 엄청나다"고 전했다.
그는 "IMF 때에는 주식 투자자로 손해가 국한됐지만 지난 3~4년간 펀드 열풍이 불면서 지금은 손실을 본 이들이 과거보다 많아졌다"며 "더 손해보기 전에 환매하겠다고 지점을 찾았다가도 이제껏 버틴 게 아까워 다시 돌아가는 고객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B 증권사 PB센터 과장은 "은행 정기예금을 들겠다고 CMA 계좌에서 돈을 뺀 고객들도 적지 않다"며 "저축은행이 유동성 부족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해도 연 8%에 이르는 금리를 찾아간다는데는 할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증시 향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환매물량이 늘어나자 이제는 대량 펀드 환매(펀드런)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지만 과거와 비교해도 '펀드런'은 기우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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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들어오는 돈이 워낙 적어 환매가 두드러지는 것일 뿐 최근 환매규모가 커졌다고 대량 환매 움직임이 본격화됐다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올들어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9월까지 견조한 자금 유입세가 이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선 증시가 떨어지면 손절매성 환매가, 오르면 반등에 따른 환매가 걱정될 수 밖에 없다"며 "지난 1월과 3월에도 증시가 폭락하고 반등하는 과정에서 펀드런 우려가 나왔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틀동안 120포인트 넘게 하락했던 지난 1월 21~22일 환매금액은 2000억원이었고 이후 반등으로 또 다시 2000억원 넘게 이탈했지만 펀드런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