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명목성장률 20% 넘어…한은 "물가·금융불균형 경계"

반도체 호황에 명목성장률 20% 넘어…한은 "물가·금융불균형 경계"

최민경 기자
2026.09.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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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반도체 호황에 따른 명목성장률 급등이 투자와 임금, 세수 증가를 통해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소득 증가가 수요 측 물가 압력을 높이고 주택 매입수요를 자극하면서 금융불균형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실린 '명목 성장률 급등의 금융·경제 영향 점검 및 시사점'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상반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21.8%를 기록했다. 명목GDP는 물가 변동을 제거하지 않고 해당 시점의 가격으로 계산한 국내총생산이다.

한은은 "최근 명목성장률 급등은 과거와 달리 수출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의 큰 폭 개선이 주도하는 모습"이라며 "교역조건 개선의 효과는 기업의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시차를 두고 정부와 가계로 파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 부문에서는 정보기술(IT)뿐 아니라 조선·기계 등 여타 제조업의 수익성도 함께 개선되면서 설비투자 증가율이 크게 높아졌다. 내년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 실적 개선으로 상반기 국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에도 세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정부의 재정 여력이 확충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 소득과 소비에는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상반기 중 임금 상승률이 다소 둔화됐으나 앞으로 가계의 소득 여건이 점차 개선되면서 소비 여력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IT 부문 업황 호조의 영향이 관련 기업과 해당 부문 종사자로 제한될 경우 전반적인 소득 여건 개선 및 소비 회복으로 파급되는 효과가 제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은은 "그간 높아진 비용 압력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 측 압력도 점차 확대되면서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늘어난 소득이 저축이나 자산 취득 대신 민간소비로 얼마나 이어지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봤다.

가계부채 관리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목GDP가 커지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낮아지지만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소득 여건 개선에 따른 주택 매입수요 증가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 관리의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고 판단했다.

자산가격 상승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차입 확대와 자산시장의 상호작용이 금융불균형 위험을 키울 가능성도 경계했다. 가계와 기업 부문 간 격차가 심화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명목성장률 급등은 성장, 물가, 금융안정 등 거시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을 유지하고 성장잠재력을 강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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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경제부에서 한국은행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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