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수출물량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16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출물량과 수출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소득교역조건지수 상승률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국제유가 급등으로 수입물가는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6년 9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1% 상승했다. 2010년 1월(42.0%) 이후 16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반도체와 컴퓨터기억장치, 이동전화기 등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수출물량이 46.6% 증가한 영향이다. 반도체제조용기계 등이 포함된 기계및장비 수출물량도 11.3% 늘었다. 수출금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9.2% 상승했다.
수출 호조에 교역조건도 개선됐다.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4% 상승했다. 수출가격 상승률(43.2%)이 수입가격 상승률(14.2%)을 웃돈 결과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가격 오름폭이 커지면서 상승률은 8월(27.1%)보다 축소됐다.
수출물량과 교역조건을 함께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5.7%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로는 역대 최대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편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0.8% 하락하며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탄및석유제품 가격이 8.5%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운송장비(-3.2%),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8%) 등 대부분의 품목이 하락했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8월 1406.30원에서 9월 1359.00원으로 3.4% 하락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오히려 2.6% 상승했다. D램 수출물가도 원화 기준으로는 1.2% 하락했지만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2.3% 올랐다.
반면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7% 오르며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88.75달러에서 113.71달러로 28.1% 급등한 영향이다. 원유 수입가격이 21.6% 상승하면서 원재료 수입물가도 9.6% 올랐다.
이흥후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상승은 수출물가와 수입물가에 모두 영향을 미치지만 수입물가에는 가중치가 큰 광산품이 포함돼 있는 반면 수출물가에는 원유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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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수입물가에 대해서는 "10월 중순까지 환율과 국제유가가 9월 대비 하락해 수입물가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과 관련해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수입물가가 두 자릿수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