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EI원장 D-3…'송미령 인연' 국승용, '전남대' 박준기, '기본소득' 박경철

KREI원장 D-3…'송미령 인연' 국승용, '전남대' 박준기, '기본소득' 박경철

세종=정혁수 기자
2026.10.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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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차기 원장 선임 앞두고 3파전 막판 경쟁…내부 출신 2명에 외부 전문가 도전
국승용 조직·정책 경험, 박준기 학계 인맥, 박경철 현 정부 농정과 접점…결과 주목

사진 왼쪽부터 국승용 KREI 선임연구위원, 박준기 KREI 선임연구위원, 박경철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사진 왼쪽부터 국승용 KREI 선임연구위원, 박준기 KREI 선임연구위원, 박경철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한국 농업정책의 싱크탱크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차기 원장은 누가 될까.

오는 22일로 예상되는 차기 원장 선임을 앞두고 국승용·박준기 KREI 선임연구위원과 박경철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간 3파전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세 사람 모두 농업·농촌 분야에서 오랜 연구 경력을 쌓았지만, 각자가 가진 경쟁력과 인적 배경은 사뭇 다르다.

서울대 출신인 국승용 박사에게는 연구원 내부의 풍부한 보직 경험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의 오랜 인연이 있다.

박준기 박사는 부원장까지 지낸 조직 운영 경험에 학계의 폭넓은 인맥을 갖췄다. 최근 이재명 정부에서 두드러지는 전남대 출신 인사들의 약진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반면 박경철 박사는 세 후보 가운데 유일한 외부 인사다. 당초 내부 인사들의 경쟁이 유력해 보였던 구도에서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관심을 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주요 농정과제로 추진하는 농촌기본소득 정책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는 점에서 정부의 농정 방향과 맞닿아 있는 인물로 평가할 만하다.

19일 농업계 등에 따르면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지난달 원장후보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세 후보를 무순위로 이사회에 추천했다. 오는 22일 이사회 심의·의결을 통해 차기 원장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두 명의 내부 후보와 한 명의 외부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책연구기관의 수장에게는 연구 역량뿐 아니라 조직에 대한 이해와 안정적인 운영 능력이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오랫동안 연구원에 몸담으며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내부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국승용 박사는 2008년 KREI에 입사한 이후 농업관측본부장과 농식품시스템연구부장, 미래정책연구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농산물 수급과 관측, 농업재정·금융 등 주요 정책 분야를 두루 경험했고, 2024년에는 제주도농업기술원 농업디지털센터장을 맡아 연구실 밖 행정과 현장 경험도 쌓았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과의 인연이다. 송 장관 역시 KREI에서 부원장과 주요 연구부서 책임자를 지낸 정통 연구원 출신이다. 국 박사와 송 장관은 오랜 기간 같은 연구자로 근무했다.

두 사람의 이러한 인연은 농식품부와의 정책 소통 측면에서 국 박사의 강점으로 거론될 수 있다.

박준기 박사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1997년 KREI에 입사한 박 박사는 농업구조와 직불제, 농업금융, 통상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했다. 기획조정실장과 농업·농촌정책연구부장 등을 거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부원장을 지냈다.

약 30년에 걸친 연구 경력과 부원장 경험은 세 후보 가운데 박 박사가 내세울 수 있는 확실한 자산이다.

여기에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농업경제학회장을 맡아 학계에서 쌓은 인지도와 인적 네트워크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흥미로운 것은 그의 출신 대학이다. 박 박사는 전남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전남대 출신 인사들이 주요 공직에 잇달아 발탁되면서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이른바 '전남대 인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 농업계에서는 올해 1월 김상경 농촌진흥청 차장과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이 나란히 1급 고위직에 임명됐다.

이석형 전 산림조합중앙회장도 지난 4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에 취임했다. 또 차관보급 기관장으로 평가되는 농기평 원장에도 박홍재 전 전남도농업기술원장이 6월 취임했다. 이들 모두 전남대 출신이다.

물론 특정 대학 출신이라는 사실이 인사에서 우대를 받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최근의 인사 흐름과 맞물려 박 박사의 학력과 경력에도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3파전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박경철 박사다.

1970년생인 박 박사는 건국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농경제사회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중국 베이징대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충남연구원 농정혁신연구팀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농촌 기본소득과 농지제도, 주민자치, 지역 균형발전 등을 연구하고 있다.

외부 인사이지만 KREI와 인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KREI에서 연구원과 전문연구원으로 근무한 경험도 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KREI에서 주요 보직을 맡아 온 두 내부 후보와 달리 지역 연구기관에 몸담은 박 박사가 최종 3인에 포함됐다는 사실은 여러 해석을 낳는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는 그의 연구 이력이다.

박 박사는 2016년 '농민기본소득제 도입에 관한 탐색적 연구'를 발표하는 등 일찍부터 농민의 소득안정과 기본소득 문제를 연구해 왔다.

현재 이재명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매월 15만원을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박 박사의 최종 후보 진입을 단순히 외부 전문가의 도전으로만 볼 것인지, 현 정부가 추구하는 농정 변화와 연결해 해석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인다.

결국 이번 경쟁은 세 후보가 각기 다른 강점을 앞세운 승부다.

국승용 박사가 농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정책 소통 능력을, 박준기 박사가 조직 운영 경험과 학계 네트워크를 내세운다면 박경철 박사는 현 정부의 농정 방향과 접점을 가진 지역 현장 연구자로서 차별성을 갖는다.

변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가 무엇을 더 중요하게 판단하느냐다.

기존 연구조직의 안정적인 운영과 정책연구 역량 강화를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 현장의 시각을 확대하고 새로운 농정 의제를 발굴하는 변화를 선택할 것인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현 정부와의 정책적 교감, 농식품부와의 협력관계, 연구기관으로서의 독립성 확보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다.

농업계 한 인사는 "농촌소멸과 농업인구 고령화,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농지제도 개편 등 KREI가 풀어야 할 과제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며 "22일 이사회가 선택할 사람은 단 한 명이지만 그 인선 결과는 이재명 정부가 앞으로 어떤 시각으로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설계할 지에 대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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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에서 농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2013년부터 농식품부를 출입하며 한국 농업정책과 농업현장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천착해 오는 동안 '대통령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발전하는 '농업의 무한변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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