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최소한의 전기요금 현실화는 정부와의 논의를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용인·호남 반도체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메가프로젝트의 추진을 위해 수십조원의 전력망 투자가 필요한 만큼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김 사장은 지난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1회 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BIXPO 2026) 행사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따라 전력망 확충이 시급한 상태고 내년말까지는 한전의 사채발행한도 준수도 복합적으로 엮여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연료비 인상과 전력망 투자수요 증가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요금 인상으로 인한 산업경쟁력 저하, 가계 부담 등을 고려해 정부는 요금 인상을 억제해 왔다. 오히려 산업용의 경우 올해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개편과 연내 도입될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제 등으로 최대 10% 가량의 요금 인하가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중동전쟁으로 인한 연료비 급등으로 한전의 재무상황이 다시 악화하는 상황에서 메가프로젝트로 인한 전력망 구축 필요성의 증가로 전기요금 인상 압력도 커지고 있다.
김 사장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전력망 구축을 위해 매년 들어갈 투자금이 14조원 정도"라며 "한전 본연의 업무라고 할 수 있는 전력망 구축 사업에 부채를 일으키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도입한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연료비조정단가가 플러스 마이너스 5원인데 이 금액으로는 연료비를 (요금에) 연동시킬 수 없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다른 나라들은 전기요금을 3~5배 인상했는데 우리는 그때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 이후 한전이 (적자로) 감당했던 부분들을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해결할 생각을 했는데 아직도 그 적자분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면 어느정도 전기요금을 현실화할 것인지 정부와 협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가 제대로 작동하게 되면 전기요금에 대한 가격신호를 통해 에너지 절감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전기요금은 항상 오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 연료가격이 하락하면 전기요금도 내려갈 수 있다는 시그널을 국민들에게 줘야 한다"며 "연료가격이 오를 때는 전기를 보다 절감하고 이를 통해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반대로 연료가격이 내릴 때는 풍족하게 전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수요와 공급 원리에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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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을 위해 정부와 협의를 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실무자들끼리 의견은 주고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이를 공식 논의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사장은 전기요금을 인상하더라도 산업용에 대해서는 최후에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몇 차례에 걸쳐 인상하면서 산업용에서 누적 적자분은 거의 해소가 됐다"며 "이를 감안하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인상하더라도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상이 억제돼 왔던 주택용 등에 대한 요금 인상이 우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가동을 위한 전력망 구축은 2028년까지 차질없이 추진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성군 등과 협의체를 만들었고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송전망 경과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 협의 중"이라며 "경과지만 확정되면 나머지는 지자체들이 아주 협조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송전망 건설에서) 경과지 선정하는 데 보통 4~5년 걸리는데 (호남 전력망은) 그 문제가 없다"며 "공구 분할과 신공법 도입 등으로 내년부터 착공에 들어가면 2028년 말까지 전력을 공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