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공사비가 12조원에 육박하는 서울 압구정 2~5구역 재건축 사업이 인허가 속도 경쟁에 돌입했다. 2구역이 통합심의를 조건부 통과하며 선두로 나선 가운데 3구역은 통합심의를 접수하고 4구역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구역별 후속 절차에 속도가 붙고 있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3구역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31일 서울시에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접수했다. 지난 5월25일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지 3개월여 만이다. 통합심의는 건축·교통·환경·경관 등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심의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절차다. 압구정3구역은 현대아파트 1~7차와 10·13·14차, 대림빌라트 등 기존 3934가구를 최고 65층, 5175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가 5조5610억원에 달한다. 압구정 재건축 구역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같은 날 압구정4구역은 삼성물산과 2조1154억원 규모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23일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지 100일 만이다. 조합과 삼성물산은 20여 차례 협의를 거쳐 계약 조건을 확정했고 지난달 27일 열린 대의원회에서 계약안이 85%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4구역은 현대8차와 한양3·4·6차를 최고 67층, 8개 동, 1662가구 규모로 재건축한다. 조합은 도급계약 협상에 장기간 매달리기보다 인허가와 이주·멸실을 앞당기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오는 11월 통합심의를 접수해 내년 2월 심의를 통과하고 내년 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거쳐 2028년 상반기까지 이주를 마친다는 목표다.
압구정 재건축이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높은 사업성과 행정 지원이 있다. 압구정은 한강변을 대표하는 최상위 입지인 데다 대형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사업 추진 기반이 마련됐다. 사업시행인가 등 후속 절차를 담당하는 강남구도 신속한 행정 지원 방침을 밝혔다.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지난 7월 2~5구역 조합장들과 만나 구역별 현안과 건의사항을 듣고 서울시·관계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을 신속하게 조율하기로 했다.
현재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2구역이다. 현대9·11·12차로 구성된 2구역은 지난해 9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올해 3월 2조7489억원 규모의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에는 압구정 2~5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통합심의를 조건부 통과하고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비롯한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최고 66층, 2381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지난 5월30일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5구역은 도급계약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한양1·2차를 최고 68층, 8개 동, 1397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예정 공사비는 1조496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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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재건축은 총 6개 구역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사업이 본격화한 2~5구역은 모두 시공사를 선정했으며 공사비 합계는 11조9213억원이다. 현대건설이 2·3·5구역을, 삼성물산이 4구역을 각각 맡는다. 1·6구역은 조합 설립 등 재건축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서는 사업 추진 여건이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정비업계 한 전문가는 "압구정은 상징성과 사업성이 모두 최상위인 데다 사업시행인가권자인 강남구청장도 사업 추진에 협조적"이라며 "현재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2·4·3·5구역 순으로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구역의 이주 시기가 맞물릴 경우 대규모 이주 수요를 압구정과 인근 주택시장이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