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노인도 기초연금 받는다..."개편 이미 늦어" 전문가 쓴소리한 이유

부자 노인도 기초연금 받는다..."개편 이미 늦어" 전문가 쓴소리한 이유

정인지 기자, 황예림 기자, 세종=강영훈 기자
2026.09.0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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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개편] (종합)

저소득층 노인부부, 내년 4월부터 月12.4만원 더 받는다…부부감액도 축소

기초연금 개편안/그래픽=이지혜
기초연금 개편안/그래픽=이지혜

내년 4월부터 하위 30%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노인은 기초연금 수급액이 월 3만원이 늘어난다. 전체 기초연금 수급자는 현행대로 노인 하위 70%를 유지한다. 정부는 당초 부자 노인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빈곤층 지원을 강화하는 '하후상박' 개편안을 준비해왔지만 막판에 저소득층에게만 지원을 소폭 추가하는 방향으로 틀었다.

보건복지부는 1일 2027년 기초연금 개편안으로 노인 하위 0~30%에 해당하는 348만명에게 월 수급액을 올해 34만9700원에서 3만원 가량 올린 38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노인 하위 30~45%(174만명)에게는 현행대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35만9000원을 지급하고, 노인 하위 45~70%(290만명)에게는 올해 수급액을 동결해 35만원을 준다. 구체적인 수급 기준은 올해 말 결정된다.

노인 하위 30%, 45%는 기준중위소득 20%(월 55만원)와 40%(월 109만원) 수준이다. 생계급여 기준이 기준중위소득 32% 이하, 의료급여는 40%이하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소득 부부가구 수급자라면 수혜는 더욱 커진다. 부부는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20% 감액하던 것을, 저소득층(0~45%)은 감액비율을 10%로 축소한다. 이에 따라 하위 0~30%인 부부가구는 올해 56만원에서 내년 68만4000원으로 월 12만4000원을 추가로 받고, 하위 30~45%인 부부가구는 64만6000원으로 월 8만6000원이 추가 지원된다. 부부감액 혜택을 보는 인구는 총 234만명으로 예상된다.

기초연금에서 배제됐던 직역연금 수급자 및 배우자도 노인하위 0~45%에 해당하면 최대 월 38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직역연금자는 정보연계로 오는 7월부터 지급된다.

다만 기초연금을 받으면 소득으로 잡혀 생계급여가 차감되는 제도에는 변화가 없었다. 정부는 내년 기준중위소득이 역대 최대로 인상되고, 생계급여 지급액이 최대 5만5000원(1인 가구 기준)이 오른다는 점, 개인이 최대한 생계를 해결해야 한다는 보충성의 원칙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으로 내년 기초연금 예산은 25조7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2조6000억원(11%) 증가한다. 손호준 복지부 연금정책관은 "저소득층 추가지원 분이 1조3000억원 가량 들어가 기존 제도 유지시보다 기초연금 예산이 6000억원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개편안에 따른 장기적 예산 추계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법을 개정한 뒤 2028년 이후에 장기 추계를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기초연금 선정기준액 추이/그래픽=김다나
기초연금 선정기준액 추이/그래픽=김다나

복지부는 기초연금 수급자 기준을 '소득 하위 70%'로 유지한 데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복지부는 당초 수급 기준에 기준중위소득을 적용해 내년 90%, 2028년 86.6%, 2029년 83.3%, 2030년 80%로 단계적으로 하향하는 안을 마련했다가 지난달 27일 급작스럽게 발표를 취소했다. 이는 일정 자산이나 소득이 있는 노인들은 점차적으로 수급자에서 탈락하는 구조다.

올해 1인가구의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 기준은 월 247만원으로 기준중위소득의 96.3%다. 이론적으로 실거래가 기준 17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하더라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2차 베이비붐세대가 노인인구에 편입돼 수급자가 늘면서 2050년에는 기초연금 재정이 4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에는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40%를 초과해 전체 인구 10명 중 3명은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

손 연금정책관은 기초연금을 추가적으로 개편할 지에 대해 "기준중위소득 기준으로 변경은 필요하다고 보지만 사회적인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논의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기초연금 '소폭' 개편에 전문가들 "하후, 상박 모두 어중간"

기초연금 개편안/그래픽=이지혜
기초연금 개편안/그래픽=이지혜

정부가 기초연금 수급자 기준을 '노인 하위 70%'로 유지한 데 대해 연금 전문가들은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저소득층 노인에 넉넉하게 주지도, 고소득층을 냉정하게 제외하지도 못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1일 내년 4월부터 수급자 기준은 노인(65세 이상) 하위 70% 이하로 유지하되 하위 45% 이하에게 월 최대 3만원을 더 지급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위 45~70%는 물가상승률에 따른 인상 없이 올해 수급금액인 35만원이 유지된다. 당초 정부는 수급자 기준에 기준중위소득 기준(90% 이후 단계적 하향)을 도입해 순차적으로 대상자를 축소하려 했지만, 중단하고 국회에서 논의하길 건의했다.

기준중위소득 기준 적용을 주장해 온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 논리에 뒤집혀 허탈하다"며 "불필요한 지원을 없애 재정 부담을 줄이자고 개편 논의를 시작했는데 이루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앞서 "기초연금의 소득인정액 산정방식이 기준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비해 매우 관대해 생계지원이 필요하지 않은 상당수 노인이 기초연금 수급자가 되고 있다"며 중기적으로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50% 이하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 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소득인정액이 0원인 노인은 117만7012명(전체 수급자 대비 17.4%), 월 200만원을 웃도는 수급자는 96만7299명(14%)로 양극화가 심하다. 고령화로 생활 수준 개선이 어려운 75세 이상 후기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동시에 부유한 베이비붐 세대는 신규 노인인구로 편입되면서 취약계층과 고소득층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홍 교수는 "자산·소득 수준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인구로 편입될 때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개편했어야 했는데 이미 늦었다"며 "정부도 하기 어려운데 국회라고 쓴소리를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현재 수급기준과 (정부가 변경하려 했던) 기준중위소득 90%는 크게 차이가 없지만 사람들이 수급자 탈락이 많을 것으로 오해하면서 이에 따른 정책비용을 치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초고령사회 속도에 비해 제도 변화가 느리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역사가 짧다보니 기초연금의 보충적 급여 역할이 크다"며 "극빈층에 3만원을 추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기초연금 선정방식 개편' 시나리오별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 수급자 비율 사본/그래픽=김다나
'기초연금 선정방식 개편' 시나리오별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 수급자 비율 사본/그래픽=김다나

기초연금을 받으면 소득으로 잡혀 생계급여가 차감되는 현행 제도를 고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대표는 "내년 기초연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원래 월 35만9000원 될 예정이라 제도 개선으로 실질 증가액은 월 2만1000원"이라며 "기초연금을 받으면 생계급여가 줄어드는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 대표는 특히 "대통령이 여러차례 하후상박을 언급해 빈곤층의 기대가 컸는데 오히려 노인들의 실망시켰다"며 "정부가 기초연금 개혁에 대한 비전을 갖고 사회적 공론을 거쳐야 하는데 모두 생략됐다"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통해 "하위 0~30%는 기준중위소득 20% 수준이고 30~45%도 기준중위소득 40% 수준으로 생계·의료급여 수급자가 상당수 포함된다"며 생계급여 차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하후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기초연금법을 개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물가변동을 아예 반영하지 않는 예산안부터 제출한 것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며 "'하후'라는 허울 아래 졸속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실업급여 주 7일→6일…월 지급액 23만원가량 줄어든다

2025년 12월8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5년 12월8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실업급여 지급 기준을 주 7일에서 6일로 바꾸면서 월 지급액을 낮춘다. 내년부터 하한액은 198만원에서 176만원으로 22만원, 상한액은 204만원에서 181만원으로 23만원 줄어든다. 일할 때보다 실업급여를 더 많이 받는 이른바 '시럽급여' 논란을 해소하고 재취업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 고용보험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을 심의했다. 실업급여 지급 방식을 현실에 맞게 바꾸고 재취업 유인을 높이는 한편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지출 증가로 커진 고용보험 재정 부담도 손질한다.

실업급여 지급 기준은 현행 주 7일에서 무급휴일을 뺀 주 6일로 바뀐다. 주 5일 근무가 정착하면서 근로자는 통상 5일 근무에 유급휴일 1일을 더한 6일을 기준으로 임금을 받지만, 실업급여는 7일분을 지급해온 데 따른 차이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다. 다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지급일수는 120~270일로 그대로 유지한다.

월 지급액은 하한액과 상한액 모두 내려간다. 하한액은 현재 월 198만원에서 내년 176만원으로 약 22만원 줄고 상한액은 204만원에서 181만원으로 23만원 감소한다. 월별로 받는 돈은 줄지만 지급일수와 총 지급액은 유지된다. 지급 기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한 달에 지급하는 금액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지급 기준을 손질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실업급여와 근로소득 간 역전 현상이다. 2025년 기준 최저임금 수준 노동자의 세후 월 임금은 193만원인 반면 실업급여는 198만원으로 5만원 많았다. 실업급여가 비과세이고 근로하지 않는 날에도 지급되는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실업급여가 근로소득보다 많아지는 현상을 줄이는 동시에 조기 재취업을 유도하기 위해 관련 제도도 손본다. 조기재취업수당 지급 제외 기준을 현행 월 574만원 이상에서 300만원 이상으로 낮추고 실업급여 수급자에게 전담 상담사를 통한 맞춤형 상담과 취업지원 서비스도 강화한다.

고용보험 적용 대상은 확대한다. 2027년 1월부터 보험설계사·방과후학교 강사 등 4개 직종의 노무제공자에 대한 적용 범위를 넓힌다.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지출이 늘면서 커진 고용보험 기금 부담도 손질한다. 2028년 가칭 '일·가정 양립 계정'을 신설해 현재 실업급여 계정에서 지급하는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 지출을 별도로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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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황예림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황예림 기자입니다.

강영훈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강영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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