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구역 389곳 해제·43만가구 공급 기회 상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여당을 향해 서울 주택 공급 부족의 책임을 현직 시장에게 돌리기보다 과거 정책 실패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정비구역 해제로 주택 공급 기회가 사라졌고 그 여파가 현재의 공급 공백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의 반성문, 일독을 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1년을 거론하며 "그 성적표는 차마 펼쳐보기가 괴로울 만큼 참담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금의 주택 공급 절벽을 현직 시장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서울시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근거로 과거 정비구역 해제 문제도 제기했다. 오 시장은 백서를 "잘못된 정책이 남긴 상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 반성 어린 고백"이라고 평가하며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돼 43만가구의 주택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오세훈 시정에서 구역 지정과 인허가로 공급 기반을 마련했지만 박원순 시정이 이를 이어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급의 황금기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박원순 시장은 정반대로 갔다"고 말했다.
사업이 진척된 구역까지 해제됐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오 시장은 추진위원회 구성이나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이른 구역도 해제 대상에 포함됐다며 해당 구역이 159곳으로 전체 해제 건수의 41%를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의견조사에 사망자 이름이 활용되거나 조례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구역을 해제한 사례, 주민과 자치구의 반대에도 직권해제가 이뤄진 사례 등도 거론했다. 당시 정책의 배경에는 "재개발·재건축은 투기"라는 적대적 시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오 시장은 "15년 전 잘못된 결정이 지금쯤 공급됐어야 할 수많은 '주택의 삭제'로 돌아온 것"이라며 과거 정책에 대한 평가와 성찰을 요구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에게 백서 일독을 권하며 "정부와 여당도 이제는 실패를 인정하고 정책의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반성 없는 정책은 실패를 반복하고 그 대가는 언제나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며 "저를 공격하는 데 몰두할 시간에 집값에 짓눌린 국민의 삶부터 들여다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