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죽하면 김포골드라인을 '김포골병라인'이라고 부르겠어요. 지금도 출퇴근길엔 숨쉬기가 힘든데, 새로운 교통 대책 없이 주택부터 공급하면 '김포골로라인'이 될 겁니다."
서울 영등포구로 출근하는 30대 김포시민 A씨는 정부의 김포아라 공공주택지구 3만7000가구 공급 발표에 이같이 하소연했다. 출퇴근 시간마다 혼잡을 빚는 김포골드라인에 대규모 주택 공급까지 더해지면 교통난이 심해지고 안전사고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9일 김포시 고촌읍 일대 약 365만㎡에 3만7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전체 공급 물량의 약 48%가 김포에 집중됐다. 국토부는 지구 지정 등 단계별 절차를 앞당겨 2030년까지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의 관심은 교통망 확충 시점에 쏠린다. 김포골드라인은 김포한강신도시와 서울 지하철 5·9호선 환승역인 김포공항역을 잇는 2량 편성 경전철이다. 개통 초기 출퇴근 시간대 최대 혼잡률은 수송 정원 대비 290%에 달했다. 현재는 180%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국토부 기준 '혼잡' 단계인 170%부터 190% 구간에 해당한다.
2028년까지 1만가구 공급…여기에 3.7만가구 더?
김포시는 올해 말부터 차량을 추가 투입해 출퇴근 시간대 운행 간격을 2분30초에서 2분10초로 줄일 계획이다. 그러나 김포 원도심에서만 2028년까지 1만가구 이상이 신규 공급될 예정이어서 증편만으로 늘어나는 교통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포아라지구 입주 전부터 기존 교통망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40대 김포시민 B씨는 "최근 풍무동과 북변동 등에서도 새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어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며 "주말 김포한강로에서 올림픽대로로 이어지는 구간의 정체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포시도 교통 대책이 주택 공급에 앞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기형 김포시장은 지난 29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철저한 교통 대책 없이 주택만 공급하면 김포는 단순한 소비형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시민의 삶의 질은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이라며 '선교통·후입주' 원칙을 강조했다.
주민들이 기대하는 대안은 서울 지하철 5호선 검단·김포 연장 사업이다. 서울 방화역에서 인천 검단을 거쳐 김포까지 총 25.8㎞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지난 3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목표 개통 시점은 2033년이다.
관건은 계획대로 철도를 개통할 수 있느냐다.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공사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고 노선과 정거장 위치를 둘러싼 인천시와 김포시의 이견도 변수다. 김포아라지구는 2030년 착공이 목표여서 향후 입주 일정과 철도 개통 시점을 맞추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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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대규모 택지 공급계획에 교통과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확충 일정을 함께 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역별 주택 수요와 기반시설 여건보다 공급 목표와 일정에 맞춰 개발 가능한 부지부터 찾다 보니 교통 대책이 뒤따르는 문제가 반복된다"며 "실질적인 공급 효과를 내려면 택지 선정 단계부터 주택 공급과 기반시설 확충 계획을 함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