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긴급 기자회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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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에 참여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전체의 7%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존에 다니던 병원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를 받아야 해 대부분 환자는 초진으로 분류되는 실정이다. 초진 처방일수를 원칙적으로 7일로 제한하면 의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30일치 약을 처방받으려면 환자들이 여러 차례 진료를 받아야 해 오히려 의료비 부담이 늘어난다."
선재원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 공동협의회장(메라키플레이스 공동대표)은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지적하며 "처방일수는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9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개정안에 따르면 재진 환자로 인정받으려면 △동일 의료기관에서 △ 6개월 이내에 대면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어야 하고 △동일 증상으로 진료받아야 하는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초진으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원산협은 비대면진료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적어 대부분의 환자가 초진으로 분류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선 협의회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약 7만2000곳 가운데 비대면진료를 제공하는 곳은 약 5000곳으로 전체의 7%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존에 다니던 의료기관이 비대면진료를 제공하지 않으면 환자는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하고, 이 경우 초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개정안에 따라 초진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지역도 원칙적으로 환자의 주소지와 동일한 시·도로 제한되면서 의료기관 선택권이 더욱 좁아질 수 있다. 특히 선 협의회장은 "전국 9개 시·도에서 평일 야간에 비대면진료 예약이 가능한 의원이 평균 1곳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30일 처방 예외 조건, 확인할 방법도 없다"…해외 주요 사례는?

특히 원산협은 30일 처방 예외를 단 1회만 허용하는 규정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작동하기 어렵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의료기관이나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이 환자가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미 예외를 적용받았는지 확인할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비대면진료 지원 시스템은 2028년 도입될 예정이어서 비대면진료 제도 시행 이후 약 1년간 공백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고혈압 약 등 장기 처방이 필요한 환자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진료·처방 이력이 확인되면 한 차례 최대 30일까지 처방할 수 있지만, 이후에도 대면진료를 받지 않아 초진 기준이 계속 적용된다면 다시 7일 이내로 처방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자의 진료 횟수와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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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원산협은 30일 처방의 1회 제한을 폐지하는 대신, 의료진의 판단과 진료정보 확인을 중심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선 협의회장은 "30일이든 60일이든 90일이든 특정 처방일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환자의 상태와 치료 이력을 고려해 의료진이 처방일수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며 "횟수 제한을 없애는 대신 처방 근거를 기록하고 관련 정보를 전송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의료진의 판단과 환자 진료정보 확인을 중심으로 비대면 처방을 관리하고 있다. 원산협에 따르면 일본은 초진 비대면진료의 처방일수를 원칙적으로 7일로 제한하지만, 진료기록이나 처방전 사본 등을 통해 환자의 상태와 복용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는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 영국은 비대면진료에 별도의 일률적인 처방일수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호익 솔닥 대표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과 만성질환자에게 비대면진료가 차선책이 아닌 현실적으로 유일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제1형 당뇨병을 포함한 중증 당뇨병 환자, 만성질환자, 희귀난치질환자처럼 대학병원 외에는 마땅히 진료받을 곳을 찾기 어려운 환자들이 많다"며 "충분한 교육과 임상 경험을 갖춘 1차 의료기관을 통해 비대면진료로 약을 처방받고 중단됐던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대학병원에 집중된 일상적인 진료의 일부를 지역 의료기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환자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처방 횟수 제한"이라며 "기존에 대면진료를 받다가 필요할 때 비대면진료를 이용하던 환자가 같은 약을 처방받기 위해 여러 차례 진료를 받아야 한다면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 지출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영주 굿닥 대표는 "장기간 교육과 임상 경험을 쌓은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이 환자의 진료기록과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대면진료가 필요한지, 어느 정도의 처방일수가 필요한지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시행규칙을 다시 한번 보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9일까지 국민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한 후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원산협은 닥터나우, 메라키플레이스(서비스명 나만의닥터), 굿닥, 솔닥 등 비대면진료·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16개사가 참여하는 산업협의체다. 이 중 5개사가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