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7년부터 시작한 삼성그룹의 '공채 제도'가 70년을 꽉 채우게 됐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 중에 왜 삼성만 유독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을까. 경영사정과 시장 변동 상황에 맞춰 수시 채용 방식을 운용하는게 기업 입장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이같은 이유들로 삼성을 제외한 모든 기업집단은 채용 제도를 유연하게 운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만 '미련(?)'하게 정기 공채를 70년째 고수해온 것이다. 뒤집어 보면 대한민국 청년들에게는 삼성 취업이라는 믿을 수 있는 대규모 채용 시장이 꾸준하게 열려온 셈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매년 상·하반기 실시되는 삼성 공채가 혹시나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면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삼성이 계속해오는 건 사실 당연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삼성가(家)의 사업보국 정신과 인재제일 경영철학에 대한 굳건한 의지가 공채 고집의 밑바탕이 됐다는게 삼성 안팎의 시각이다.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270,000원 ▲14,500 +5.68%) 회장도 '일자리 창출'은 대한민국이라는 토양 위에서 성장해온 삼성의 핵심 과업으로 여겼다.
이재용 회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꾸준히 이런 소신을 밝혀왔다. 2022년 회장 취임 후 사내게시판에 올린 '소회와 각오'에서부터 "창업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8월 대통령실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올 들어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본격화되면서 사상 최대·최고 기록 행진이 예고되자 어김없이 '일자리 확대'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및 지방 투자 관련 기업인 간담회'에서 "실적이 많이 올라가고 있어 올해 조금 더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공개했다.
무엇보다 요즘처럼 청년 고용 사정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삼성의 조치는 말 그대로 '가뭄에 단비'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 통계 기준 7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344만1000명으로 45개월 연속 줄었고 고용률(44.2%)도 27개월째 하락하는 처지다.
삼성은 지난해 발표한 '5년간 6만명 채용' 원칙을 지켜가되 제반 여건을 고려해 구체적인 선발 인원을 조율해 나갈 예정이다. 물론 '경영상황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이 뽑겠다'는 기조도 유지한다.
독자들의 PICK!
아울러 '열린 채용'도 지속한다. 삼성은 1993년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신설했으며 1995년에는 지원 자격 요건에서 학력을 제외하는 등 다양한 인재를 뽑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이와 별도로 다양한 인재 육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청년들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무상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삼성청년SW(소프트웨어)·AI(인공지능)아카데미(SSAFY)를 서울, 대전, 광주, 구미(경북), 부산 등 전국 5개 캠퍼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SSAFY 수료생 가운데 9400여명이 국내외 기업 2600여곳에 취업했다.
삼성은 최근 교육 대상자를 대학교 졸업생에서 마이스터고등학교 졸업생까지 확대하고 국가 차원의 AI 인재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 SSAFY 커리큘럼을 AI 중심 교육으로 전면 개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