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HD현대가 발전용 엔진 및 SMR(소형모듈원자로) 생산라인 구축에 1조원이 넘는 실탄을 투입한다. 정기선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확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10일 HD현대중공업은 총 1조722억원을 투자해 발전엔진 신규 생산기지 구축 및 SMR 제작 전용 공장 건립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정 회장이 그룹의 전면에 나선 이후 약 1년만에 공개된 대규모 신사업 투자 계획이다.
우선 HD현대중공업은 총 8336억원을 들여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3GW(기가와트) 규모의 '힘센(HiMSEN)엔진'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신규 생산기지는 약 21만5000㎡(6만5000평)의 부지에 △엔진조립·시운전 공장 △크랭크샤프트 가공 공장 △엔진 블록 주조 공장 등으로 조성된다. 내년 1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8년 5월 준공 이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선박용 엔진 분야에서 수십 년간 축적해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증하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이번 증설을 통해 연간 4GW 규모의 육상 발전 엔진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힘센엔진 생산을 거점별로 이원화하는 의미도 있다. 기존 HD현대중공업 울산 본 공장에서는 선박용 힘센엔진 생산에 집중하고, 신규 공장 및 전남 영암의 HD현대엔진에서는 육상 발전용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HD현대는 이러한 거점별 이원화를 통한 생산 효율 증대로 전체 힘센엔진의 생산능력이 기존 3GW에서 2030년 7.2GW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HD현대 제공) 2026.08.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김명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1015312191134_2.jpg)
올 상반기 기준 HD현대중공업이 따낸 데이터센터용 중속엔진 누적 수주액이 약 1조5800억원에 달하는 상황 속에서 육상 발전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엔진은 기존 선박용보다 수익성이 높아 이익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이 데이터센터용 엔진을 공급하면 HD현대마린솔루션이 애프터서비스를 맡는 등의 시너지 효과 역시 기대된다.
이와 함께 HD현대중공업은 SMR 주기기 제작 전용 공장 설립에 2386억원을 쓰기로 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출력을 줄이고 주요 설비를 모듈화한 차세대 원전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탄소 저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SMR 주기기 제작 전용 공장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내 부지를 활용해 건립된다. 2029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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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가 그룹 차원에서 SMR 사업을 밀고 있는 것의 일환이다. HD현대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의 SMR 기업 테라파워와의 동맹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주기기의 핵심설비를 제작·공급하는 우선 협상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고,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업 기술을 바탕으로 한 '해상 부유식 SMR'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SMR 추진선'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다.
이번 1조원대 투자는 조선업을 넘어서서 AI 시대 전력 인프라까지 포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정 회장의 비전에 바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는 만큼 원천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고, 상용화해야 한다"고 했었다. 테라파워를 이끄는 빌 게이츠와 회동을 지속하는 등 신사업에 힘을 줘온 정 회장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AI 시대 새로운 전력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발전엔진과 SMR에 대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